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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1등 제련기술 썩힐 수야"…고려아연 '3대 신사업' 찍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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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간 6500억 들여 美고철업체·풍력발전소 인수…송도엔 R&D센터 건립

구리·니켈 '순환생산체계' 구축해 탈중국 수요 대응…제2 캐시카우 키운다

뉴스1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고려아연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세계 최대 비철금속 제련기업인 고려아연(010130)이 미래성장엔진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이차전지소재·신재생에너지·리사이클링)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한 지붕 두 집안'이던 영풍과의 결별을 공식화하면서 '제2의 도약'을 위한 사업 확장 속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달 미국 고철 스크랩 트레이딩 업체인 '캐터맨 메탈스'(Kataman Metals)를 인수한 데 이어, 이달에는 호주 풍력발전소 맥킨타이어 지분 인수와 인천 송도 연구개발(R&D) 센터 설립을 위한 투자를 연쇄적으로 단행했다.

두 달간 세 사업에 쓴 투자금만 6500억 원에 달한다. 캐터맨 메탈스는 지분 100%를 5500만 달러(약 741억 원)에 사들였고, 맥킨타이어 지분 30% 인수를 위해 4억 2300만 호주달러(약 3804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송도 R&D센터 설립에는 약 2000억 원을 투입했다.

고려아연의 최근 투자가 신사업인 '트로이카 드라이브'에 집중됐다. 현재 주력인 아연·은·연 제련사업을 넘어 신재생에너지·리사이클링·이차전지소재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 넓혀 제2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구리와 니켈 사업이 대표적이다. 전기차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한 '캐즘 구간'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폐고철 매입→리사이클링→이차전지소재 공급으로 이어지는 자원순환체계를 구축, 중국산을 대체할 '원재료 공급처'로 발돋움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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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구리 증설 및 순환체제 구축 계획(고려아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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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지난달 캐터맨의 인수 목적으로 '자원순환 밸류체인(가치사슬)의 완성'을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캐터맨은 연간 30만 톤의 고철, 동, 알루미늄의 스크랩을 거래하는 업체로, 고려아연은 2022년 인수한 폐기메탈 재활용업체 이그니오홀딩스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두 회사를 통해 폐배터리·폐가전 등 고철을 사들여 고순도의 구리를 추출, 이차전지소재(동박)와 산업용 전기동으로 생산해 재공급하는 순환체계를 구축하는 게 궁극적 목표다. 고려아연은 증설을 통해 현 3만 톤인 구리 생산량을 15만 톤으로 늘릴 예정이다. 동박 자회사인 캐이잼은 연 1만 3000톤의 전지박(동박) 양산을 준비 중이다.

고려아연이 국내에 '올인원 니켈제련소'를 건설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해당 제련소의 연간 생산량은 4만 2000톤으로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 최대 수준이다. 고려아연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이차전지 핵심광물의 탈(脫)중국화가 시급해진 만큼, 자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 연 3만 톤인 구리 생산량을 2028년까지 15만 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산업폐기물이나 폐가전제품에서 금속을 추출·재가공해 판매하는 이른바 '도시광산업' 구상을 소개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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