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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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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장관·검찰총장·중앙지검장 ‘원칙수사’ 강조했지만 미묘한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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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원석 검찰총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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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재 법무부장관과 이원석 검찰총장,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최근 단행된 검사장급 물갈이 인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각자의 입장을 밝혔다. 모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사건을 포함해 주요 사건 수사를 원칙에 입각해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온도차가 느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법무부는 검찰 후속 인사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초심 강조한 검찰총장, 원칙론 강조한 법무장관·중앙지검장


박 장관과 이 지검장은 16일 출근길에 각각 취재진과 만나 검사장 인사로 불거진 ‘김 여사 수사팀 무력화’ 논란에 ‘원칙론’으로 맞받았다.

박 장관은 정부과천청사에 들어서며 ‘김 여사 수사를 고려한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취재진 질문에 “이번 인사로 그 수사가 끝이 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수사는 수사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 총장의 인사 연기 요청에도 협의가 안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시기를 언제 해달라고 하면, 그 내용대로 다 받아들여야만 인사를 할 수 있는거냐”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지검장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첫 출근을 하면서 ‘김 여사 수사팀 인사는 어떻게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수사에 지장이 없도록 모든 조치를 다 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인사는 인사고 수사는 수사”라며 김 여사 사건 등에 대한 신속 처리 방침을 굽히지 않은 이 총장은 ‘검찰의 존재 이유’를 강조했다. 이 총장은 이날 신규 보임 및 전보된 검사장 39명과 점심식사를 하면서 “축하를 드리면서도 마냥 축하만 할 수 없게끔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며 “어려울수록 초심과 기본으로 돌아가 검찰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깊이 살펴보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오로지 증거에 따라 진실을 찾고 법리에 따라 결정하면 바로 법률가로서 원칙과 기준을 지키는 것이며 국민이 바라는 바”라고도 했다.

이 총장의 발언은 검사장 인사 이후 불거진 각종 논란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번 인사가 이 총장의 김 여사 수사 방침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 상황에서 신임 검사장들에게 초심과 검찰의 존재 이유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5월 중 고검검사급 인사 예상…김 여사 수사팀 물갈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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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16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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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와 검찰 수뇌부가 인사로 인한 파문을 진정시키려는 나름의 메시지를 내놓았지만 긴장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조만간 있을 것으로 보이는 고검검사급 인사에서 김 여사 사건 담당 실무진들이 전면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로 서울중앙지검 1~4차장이 공석이 됐다.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물리적 공백에 더해 김 여사 사건 담당 수사팀이 위축될 수 있다. 후속 인사에서 김 여사 사건을 수사하는 실무진들까지 대거 물갈이 된다면 ‘김 여사 수사 힘 빼기’라는 의심은 더욱 짙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중앙지검 1~4차장 인선과 김 여사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부장급 검사의 교체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른 이유다.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가 맡고 있다.

법무부는 후속 인사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법무부는 이날 고검검사급 검사(사법연수원 38기 이상)들에게 근무 희망지를 내라고 일선 검찰청에 공지했다. 법무부는 지난 14일 연수원 34기인 차장검사 승진 대상자들에게 인사검증자료 제출을 지시한 데 이어 다음날엔 “개인정보제공동의서를 제출하라”고 공지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인사가 상당히 급박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6월 검사복무평정 직전에 이렇게 급박하게 인사를 내는 것도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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