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나스닥 노리던 웹툰엔터에 찬물
국가간 분쟁 분위기에 투자심리 위축
국가 간 정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는 '라인야후 사태'가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웹툰 기업공개(IPO)에 리스크로 떠오를 전망이다. 투자자들 신뢰를 떨어트리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라인야후 결별이 현실화하면 네이버의 동남아 사업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네이버웹툰에도 옮겨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웹툰 사업을 총괄하는 웹툰엔터테인먼트(웹툰엔터)는 내달 미국 나스닥 IPO를 목표로 세부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구체적인 상장 시기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목표 시점은 6월 중이다. IPO 주관사로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선정하고 상장 작업을 추진 중이다.
네이버 북미법인인 웹툰엔터는 네이버 자회사다. 국내 네이버웹툰은 웹툰엔터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이자, 네이버의 손자회사다. 웹툰엔터 IPO가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네이버의 부정적인 이슈, 즉 지배구조 리스크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의미다. 특히 웹툰엔터 지분은 네이버와 라인야후가 각각 71.2%, 28.7%를 들고 있다.
지분 구조에 따라 단기적인 시각으로 보면, 네이버와 라인야후의 결별 자체가 웹툰엔터 IPO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 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을 소프트뱅크에 넘기는 것으로 결정해 양사 결별이 현실화한다 해도 네이버의 단기 실적에는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라인야후 입장에서는 네이버 플랫폼과 기술력이 필요해 협업 관계가 향후 3~5년 정도 유지할 수 있어서다. 통상 IPO에서 통하는 미래가치 산정 기간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점 때문에 네이버와 네이버웹툰 측은 라인 사태가 IPO에 악영향을 미칠 거란 일각의 우려가 과대 해석이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시각을 일본을 벗어나 동남아권으로 옮겨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라인 메신저는 일본뿐 아니라 대만과 동남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았다. 라인야후의 네이버 거리두기가 현실화하는 시점에서는 네이버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IPO 투자 심리가 위축할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다. 네이버웹툰은 네이버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점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관측이다. 네이버가 라인야후 사업권을 통매각해 현금 수십조원이 들어온다 해도 매각이 더 가치 있는 결론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계속될 것이란 게 학계·투자은행(IB)·IT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특히 IPO와 일본 총무성의 2차 행정지도에 대한 라인야후 답변 시점(7월 1일)이 맞물려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과 일본 정부 모두 라인 사태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어 자칫 국가 간 분쟁으로 번진다면 네이버 타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웹툰 IPO와 네이버의 라인 사태가 시기적으로 맞물린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며 "비합리적이긴 하지만 '네이버와 네이버웹툰은 공동체'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투자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네이버 결론이 부분 매각이면 실리를 챙기는 측면이 돋보이면서 큰 영향이 없겠지만, 통매각은 상황이 달라지는 것"이라며 "이 경우 당장 들어오는 현금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주경제=장하은 기자 lamen910@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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