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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 사업성 평가기준에 개발업계 반발…"공급 생태계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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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개발협회 긴급간담회…평가기준 보완·시행사 참여 요구

연합뉴스

텅빈 개발사업 부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부동산개발업계가 정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연착륙 방안에 대해 "현장을 도외시하고 합리성이 결여된 정책"이라며 반발했다.

부동산개발업체와 설계·분양사 모임인 한국부동산개발협회는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협회 대강당에서 '부동산 PF 정책방향 관련 개발업계 긴급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의견을 표명했다.

협회는 금융당국이 최근 발표한 정책 방안 중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 내용과 관련해 획일적이며 연쇄 부도 가능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등급을 현행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하고, 연체이자를 상환하지 못하고 4회 이상 만기 연장을 요청했거나 경·공매가 3회 이상 유찰된 사업장에 대해 '부실우려' 등급을 부여하는 식으로 평가 기준을 구체화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새 평가 기준 적용 시 부당한 평가를 받아 강제 구조조정 대상이 되는 사업장이 나올 수 있고, 이는 부동산 공급 생태계 붕괴를 초래한다는 것이 협회 측 주장이다.

예컨대 서울의 한 주택 사업장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와 2022년 하반기 이후 단축된 브릿지 만기로 이미 3차례 만기를 연장했다.

금융감독기관의 PF 통제와 브릿지 만기 기간을 짧게 설정하고 연장 때마다 수수료를 취하고자 하는 금융권 요구 등이 맞물리며 연장 횟수가 늘어났는데, 이를 단순히 횟수로만 평가해 등급을 부여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협회 측은 밝혔다.

수도권의 또 다른 본 PF 단계 준주택 사업장은 시공사의 공사비 증액 요구로 사업비가 불어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수요 침체로 분양 개시 18개월이 지났는데도 분양률이 60%를 밑도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사업비 증가와 수요 감소는 불가항력적인 요인인데도 새 평가 기준 하에선 기준 미달로 '유의'나 '부실우려' 등급을 받을 수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재건축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협회는 2022년도 하반기부터 금융권의 자금 조달 조건이 강화된 것이 큰 원인 중 하나라며 단순한 논리로 사업장을 정리할 경우 연쇄 부도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2년간 부동산 PF가 연대보증, 대표자 보증 등이 과도한 조건 하에 진행돼 우량 사업자가 보유한 다수의 사업장 중에 단 1곳의 사업장만 정리 대상이 돼도 정상 사업장마저 대출 만기 전 자금 회수 요구가 발생하며 연쇄 부도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협회 관계자는 "한 개의 사업장 정리에서 그치지 않고 정상적인 타 사업장까지 연쇄적으로 쓰러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좁은 시각의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따라서 시장 상황에 근거해 평가 요인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협회 측은 밝혔다.

공급 유형이나 사업 과정 중 발생하는 불가피한 상황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나왔다.

협회는 이와 함께 금융당국의 정책이 금융사와 시공사의 피해 최소화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시행사가 배제됐다며 정책 보완과 평가 과정에서 사업 주체인 시행사가 반드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승배 협회장은 "시행업계가 무너지면 공급 생태계가 무너지며 도심 내 전월세 시장 안정에 기여하는 비아파트 주거 공급이 단절되고 여러 생활기반시설 공급이 멈추게 된다"며 "다주택 세제 완화 등 시장 회복 정책은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일단 공급자부터 정리하겠다는 것이 과연 시장경제 논리상 맞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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