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부처님오신날 행사서 '공적' 언급
등장 빈도 늘 가능성… 비판도 커질 듯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훈 마넷 총리 부부와 공식오찬을 마치고 퇴장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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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6일 한·캄보디아 정상회담을 계기로 열리는 오찬에 참석했다.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순방 이후 5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앞으로 영부인 자격으로 공개 활동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 다만 검찰 고위급 인사에 따른 후폭풍 등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도 만만치 않게 이어질 전망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이날 한·캄보디아 정상회담 이후인 낮 12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공식 오찬에 참석했다. 오찬엔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 배우자인 뺏 짠모니 여사도 함께했다. 오찬 전엔 배우자 간 별도 친교 환담이 진행됐다.
대통령실은 정상회담에서도 김 여사가 언급됐다고 홍보했다. 훈 마넷 총리가 앞서 심장병을 앓다가 윤 대통령 부부 도움을 받았던 캄보디아 어린이 로타 군을 언급하면서 "김 여사의 따뜻한 지원을 여전히 기억한다. 대한민국의 친절에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윤 대통령도 "수술을 잘 마친 로타가 건강하게 뛰어놀라는 뜻에서 축구공을 선물했는데, 그간 축구 실력이 늘었는지 궁금하다"며 "로타에게 준 축구공은 월드스타 손흥민 선수가 준 축구공"이라고 화답했다.
김 여사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순방 이후 처음이다. 4·10 총선을 앞두고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등이 이어지면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총선 직후 루마니아와 앙골라 정상이 방한했을 때도 해당국 대통령 부인이 함께했지만, 김 여사와 일정이 외부로 공개되진 않았다. 윤 대통령과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대표와의 오찬, 4·10 총선 사전 투표 등 비공개 일정을 소화했지만 사진이나 영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총선 직후부터 김 여사의 공식 활동 재개 관측은 이어져 왔다. 실제 대통령실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등이 몰려있는 이달 김 여사 등장 시기를 꾸준히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들께 걱정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서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한 것도 활동 재개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전날 서울 종로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8년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에서 김 여사가 언급된 것도 이런 가능성을 키웠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사전 환담에서 윤 대통령에게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한 사리 환지본처는 영부인이 보스턴미술관을 찾은 자리에서 반환 논의의 재개를 적극 요청하는 등 큰 역할을 해 줘서 모셔 올 수 있었다"고 말한 것을 대변인 서면 브리핑에서 인용했기 때문이다.
활동을 재개한 만큼 김 여사의 행보는 더욱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달 말 한국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부터 영부인 행사를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주목을 받는 만큼 김 여사를 향한 비판도 거세질 수밖에 없다. 13일 이뤄진 검찰 고위급 인사를 둘러싸고 '김 여사 수사와 무관치 않다'는 말이 나오는 더불어민주당은 날을 세웠다. 최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총선 민의는 김 여사가 아무 일 없었던 듯 대통령 부인 역할을 수행하라는 것이 아니라 특검 수사를 수용하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김 여사는 루마니아·앙골라 정상 방한 때도 배우자 간 (비공개) 친교 환담을 가졌다"며 "올해 외교 방한 공식일정에 계속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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