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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말고 우원식, 국회의장 놓고 대이변..."추미애에 대한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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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뒤 미소짓고 있다. 2024.05.16. kch0523@newsis.com /사진=권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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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에 사실상 확정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당초 당선이 유력시됐던 추미애 경기 하남갑 민주당 당선인이 탈락한 것은 예측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 추 당선인에 대한 의원들의 불안심리가 작동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국회의장 경선 내내 이어진 '명심(이재명 대표의 마음) 공방'에 대해 의원들이 염증을 느낀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우 의원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총회'에서 과반 득표해 추 당선인을 제치고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로 확정됐다.

국회법에 따르면 의장과 부의장은 국회 본회의에서 무기명투표로 선거하고 재적의원 과반수 득표로 당선된다.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이 과반의석을 확보한 만큼 민주당의 국회의장 후보가 사실상 국회의장이 되는 셈이다.

이번 총선으로 5선이 된 우 의원이 6선 고지에 오른 추 당선인을 제치고 국회의장 후보가 된 것은 민주당 내에서도 예상치 못한 이변으로 여겨졌다. 그동안 국회에서는 가장 선수가 높은 의원이, 같은 선수라면 연장자가 의장 후보가 되는 것이 관례였다.

'명심'과 거리가 있는 결과도 정치권의 예상을 벗어났다. 이날 국회의장 경선을 앞두고 지난 12일 대표적 '친명'(친이재명계) 정성호 의원이 불출마를, 또 다른 친명 조정식 의원은 추 당선인과 단일화를 선언했는데 이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교통정리란 정치권의 해석들이 뒤따랐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라며 "이래서 의원들이 투표 하는 선거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의외의 결과가 나온 데 대해 다양한 해석들이 나왔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명심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대한 공방에 염증을 느낀 의원들도 있었을 것"이라며 "당이 명심에만 의존해 움직여선 안 된다는 경계심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선거전 막판에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직접 움직이며 조 의원과 정 의원이 불출마를 결정했다는 것이 알려진 것이 일부 의원들의 반발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조 의원과 정 의원을 지지했던 표가 우 의원에게 쏠렸다는 관측도 있다. 우상호 의원은 공개적으로 '국가서열 2위 자리를 두고 대표가 관여하는 것을 적절치 않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강성 지지자들의 여론에 의해서만 원내가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투표 결과"라고 말했다. 이 대표 팬카페 등에서는 '(추)미애로 합의봐'란 조어가 나올 정도로 추 당선인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컸다.

후보들 개인의 성향에 비춰볼 때 좀 더 안정적으로 보이는 우원식 의원 손을 들어줬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추 당선인에 대한 불안감과 우 의원이 직전 21대 국회에서까지 다져온 인적 자산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당선자 우원식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총회에서 추미애 후보와 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5.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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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당선인이 18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문을 걸어 잠그고 여당이던 한나라당과 협의해 '노동조합 및 노조관계 조정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던 이력이 의원들로 하여금 불안감을 느끼게 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추 당선인이 법무부 장관이던 시절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것을 떠올리며 제2의 '추윤(추미애·윤석열)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유권자인 의원들과의 친분도 차이가 난다. 추 당선인이 21대 국회에서 원외에 있었던 반면 우 의원은 원내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의원들과 스킨십을 지속했다. 우 의원이 을지로위원회, 원내대표(20대 국회), 고(故) 김근태 전 상임고문 계파 재야 운동권 모임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활동 등을 하며 맺은 인적 자산이 표로 이어졌을 것이란 해석이다.

우 의원의 공약이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분석도 있다. 한 민주당 3선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에 "거부권 8석을 넘어설 정치력을 발휘하겠다는 우 의원의 공약이 설득력이 있었다"며 "의장으로서 여당을 설득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도 표심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했다. 22대 국회에서 야권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총 192석을 확보했다. 여당에서 8명만 합류하면 3분의 2에 해당하는 의석으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법안을 재의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헌도 가능하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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