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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행정지도 보고서에 네이버의 지분 매각 언급이 빠져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간 지분 협상 논의는 이와 별개로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로선 보다 여유를 갖고 실익을 따지며 지분 매각 협상에 임할 수 있게 됐다.
16일 정보기술(IT)업계와 대통령실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는 행정지도 보고서에 라인야후 지분 매각 내용을 넣지 않겠다는 의사를 한국 정부 측에 전달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4월에 이은 2차 보고서로, 작년 11월 발생한 약 51만9000건 라인 개인정보 유출 관련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에 따른 조치다.
행정지도는 정보보호 조치 강화를 비롯해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가 절반씩 보유한 라인야후 지주사(A홀딩스) 지분 중 네이버 지분을 줄이라는 ‘자본구조 재검토’가 핵심이다. 일본의 압박에 따라 7월을 기점으로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이 기정사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것도 그래서다.
하지만 사태를 관망한다는 비판을 받던 우리 정부가 ‘유감’을 공식 표명하고 네이버를 적극 비호하기 시작하면서 라인 사태는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2차 보고서에) 적절한 정보보안 강화 대책이 제출되는 경우 일본 정부가 자본구조와 관련해 네이버 의사에 배치되는 불리한 조치를 취하는 일이 절대 있어선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타국 정부 압력에 국내 기업이 서둘러 기업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상황은 당분간 벌어지지 않게 됐으나 네이버 셈법은 여전히 복잡하다.
‘한일 외교 분쟁’, ‘반일 논란’ 등 정치적 이슈로 번진 이번 사태를 ‘네이버가 일본으로부터 라인 경영권을 일방적으로 잃을 위기’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이전부터 네이버는 냉정한 사업적 관점에서 라인야후 지분 매각 가능성을 고려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자사 기술력과 노하우를 라인야후에 접목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어온 만큼, 다양한 대안을 열어뒀던 것으로 알려진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이달 초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홀딩스, 특히 라인야후에 대해선 주주와 기술적인 파트너로서의 입장이 있었고 긴밀한 사업적 협력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네이버가 기술적인 파트너로서 제공했었던 인프라 제공 등은 이번 행정지도로 분리해서 자체적으로 구축하도록 했기 때문에 (현재는) 해당 부분의 인프라 매출 정도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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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은 지난 2011년 일본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글로벌 메신저 플랫폼으로서 한국,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에서 19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작년 12월 기준 라인의 글로벌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1억9500만명이다. 라인이 국민 메신저로 통하는 일본에서만 MAU 규모가 9600만명 이상으로 집계된다.
소프트뱅크가 네이버로부터 지분을 일부라도 인수해 라인야후 단독 대주주가 될 경우, 네이버의 영향력이 줄어들어 라인 서비스를 교두보로 한 캐릭터와 게임 지식재산(IP), 커뮤니티 서비스 등 글로벌 사업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라인야후 자회사인 Z중간글로벌(Z Intermediate Global)은 일본 외 글로벌 사업과 서비스를 맡은 한국법인 라인플러스를 보유하고 있다. 아이피엑스(IPX·옛 라인프렌즈) 지분 52.2%와 라인게임즈 지분 35.7%,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운영사인 네이버제트 지분 18.8%도 갖고 있다.
라인플러스와 네이버 내부에선 회사 지분 매각에 따른 고용 불안 가능성과 향후 라인 기술력 탈취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네이버 노동조합은 지난 13일 “라인 계열 구성원과 이들이 축적한 기술, 노하우에 대한 보호를 최우선 순위로 삼으라”며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직원들 여론 달래기에 나선 라인플러스는 지난 1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라인플러스 본사에서 라인 사태 관련해 전 직원 대상 온라인 설명회를 열었다. 오후 6시부터 한 시간 반가량 진행된 설명회는 이은정 라인플러스 대표 외에도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와 신중호 라인야후 최고제품책임자(CPO)가 참석했다.
이들 경영진은 고용 불안 우려를 나타내는 라인플러스 직원들에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라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네이버 출신 신중호 CPO도 “나는 계속 라인에 남아있다”며 “보안 관련 이슈가 나온 데 대해선 책임지겠다”라는 취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라인플러스 직원은 “(사측이) 긍정적인 방향을 많이 제시해 줬다”며 설명회 관련 내부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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