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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프랑스산 화이트와인 6병? 19만명분 필로폰 원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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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에 원료 숨겨 필로폰 19만명 투약분 제조한 중국인 검거

프랑스산 와인병에 마약 원료를 숨겨서 18만 6000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필로폰을 제조한 피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밀크티 스틱과 중국 술병에 향정신성의약품을 대거 들여온 피의자도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프랑스 와인 병에 담긴 물질로 필로폰을 제조한 중국인 A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마약류 제조 혐의로 검거했다고 16일 밝혔다.

또한 경찰은 분말 ‘밀크티 스틱’으로 위장해 향정신성의약품 등을 밀수입한 한국인 B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마약류 수입, 약사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중국 국적의 20대 중반 피의자 A씨는 지난 4월 3일부터 16일 동안 인천 소재 호텔에서 프랑스산 화이트 와인 6병에 액체 형태로 담겨있던 원료물질을 가공해서 필로폰 약 5.6kg를 제조한 혐의를 받는다. 이는 시가 186억원 상당으로 18만6000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수준이다.

A씨가 필로폰 원료를 숨겨둔 와인은 시중 주류 백화점 등에서 750ml에 5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제품으로 파악됐다. 필로폰 원료는 일반 와인과 색상도 비슷해 겉 보기에는 마약과 관련된 물질임을 분별하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와인은 시중 주류 백화점 등에서 유통되는데, 일반 화이트 와인과 색상과 점성까지 비슷해서 마약과 분간하기가 어렵다”며 “와인 위장 필로폰 제조 사건 관련 정보를 관세청에 전달했다”고 했다.

A씨는 직접 제조한 필로폰을 유통하던 과정에서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필로폰이 대량으로 유통될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 필로폰 거래 현장에서 A씨를 체포한 뒤 지난 2일 A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조선일보

경찰이 압수한 밀크티 박스./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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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B씨는 지난 2월 중국 심양에서 밀크티 스틱 제품에 섞은 향정신성의약품 러미라와 중국 유명 술병에 담아 은닉한 프레가발린 등을 밀수입했다. 러미라와 프레가발린은 의약품으로 분류되지만 환각을 위해서 남용되는 약물로 각각 향정신성의약품과 전문의약품으로 지정됐다.

경찰은 B씨를 지난 3월 체포해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검거 당시 B씨의 차량에서 밀크티 스틱 1000여개와 술병 12개 등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B씨는 밀크티 스틱은 1포당 15만원, 프레가발린은 50ml당 14만원에 판매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B씨가 단기간에 거액의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러미라와 프레가발린이 유흥가에서 유행이라는 소문을 듣게 돼 유흥가가 밀집된 강남이나 부산에 유통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최근 태국과 캐나다, 미국 등 대마 합법화 국가를 중심으로 젤리・초콜릿 등 기호품 형태의 대마 제품이 제조·유통되고 있다”며 “시중 제품으로 위장한 마약류 등이 밀수입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했다.

[구동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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