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9번째 종목... 시간 외 8% 급등
워런 버핏(맨 왼쪽)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지난 3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한 모습. 오마하=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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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버크셔)가 지난해부터 비밀리에 매수한 주식의 정체가 공개됐다. 세계 최대 손해보험사 중 한 곳인 '처브'다. 무려 67억 달러, 한화 9조 원이 넘는 규모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과거에도 '저평가된' 보험사를 인수하며 회사를 키워 온 버핏의 베팅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버크셔는 15일(현지시간) 올해 3월 말 기준 처브 주식을 2,600만 주 보유하고 있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했다. 처브의 지분 6.4%에 해당하는데, 시가로 환산 시 67억 달러(약 9조430억 원) 규모다. 이로써 처브는 버크셔 포트폴리오 가운데 9번째로 큰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버크셔는 지난해 3분기부터 처브 주식을 사들였다고 밝혔다.
미 대형 보험사 AIG의 전 회장인 모리스 그린버그의 아들 에반 그린버그가 이끄는 처브는 세계 최대 규모 상장 손해보험사다. 직원 수만 4만 명에 이른다.
버크셔는 처브 지분 매입 사실을 약 6개월간 비밀에 부쳤다. 불과 2주 전인 지난 3일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도 처브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미국에서 1억 달러(약 1,350억 원)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는 매 분기 말 SEC에 지분 공시를 해야 한다. 하지만 버크셔 같은 대형 투자자는 지분 매입 사실을 일정 기간 밝히지 않을 수 있다. 포지션을 공개할 경우 투자자들 사이 대규모 매수 및 매도세로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버크셔는 과거 미 석유기업 셰브론과 엑손 모빌 등을 매수했을 때도 이런 방법을 썼다.
보험은 버크셔의 주요 사업 중 하나다. 미국 주요 자동차 보험사 가이코를 비롯해 재보험사 제너럴리 등 소유한 보험사도 여럿이다. 버크셔는 2022년 미 보험사 앨러게니를 116억 달러(약 16조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버크셔는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도 "재산·상해 보험은 버크셔의 복지와 성장 핵심을 제공한다"고 썼다.
이날 버크셔의 지분 인수 소식에 처브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8% 이상 급등했다. 올해 들어서는 약 12% 상승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상승률(약 11%)을 약간 웃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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