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 상승세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완화됐다. 소매판매도 예상을 밑돌면서 물가 둔화 방향성이 확인됐다. 미국 노동부는 15일(현지시간)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4% 올랐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전망치(3.4%)에 부합하고, 전월(3.5%)보다 낮은 수치다. 전월 대비로는 0.3% 오르며 전망치(0.4%)보다 낮게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 보고서를 보면 이번 CPI 둔화는 가스와 중고차 가격 하락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4월 수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인플레이션이 하락 추세에 있다는 희망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스티븐 스탠리 산탄데르은행 미국 자본시장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4월 CPI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작은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소매판매 역시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4월 소매판매는 전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전월과 비교해 0.4% 증가를 예상한 바 있다. 소매판매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해 전체 경기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수다.
물가 둔화 방향성이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인 14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네덜란드 외국은행연합회 초청 대담에서 올 들어 연준과 시장의 예상을 웃돈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낮아지길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올해 1~3월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전문가들은 9월에야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망해왔다. 하지만 CPI 발표 직후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베팅한 전문가가 소폭 늘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를 보면 14일에는 전문가 중 26.4%가 7월에 금리를 인하한다고 봤는데, 이날 CPI 발표 직후에는 30.2%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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