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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英 이주민 수용 바지선 "가축 취급…썩은 음식에 침수" 폭로[통신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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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 스톡홀름 호 근무한 전직 지원 2명 증언 나와

수용 난민 죽자 "입 하나 덜었다"…외부 공개 때만 대청소·음식 개선

뉴스1

영국 남서부 해안 포틀랜드 항구 부두에 비비 스톡홀름 숙박 바지선이 정박 중이다. 이 선박에는 영국으로 넘어온 이주민들이 머물고 있는데, 현지인들과 인권 운동가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2023.08.07/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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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정부가 망명 신청자들을 육지가 아닌 바다 위에 수용하기 위해 제작한 비비 스톡홀름 호 바지선에서 수용자들을 상대로 비인간적인 대우는 물론 상한 음식과 빈대, 침수와 같은 열악한 환경을 견디도록 강요했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왔다.

선박 내부의 열악한 상태가 전직 직원에 의해 폭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비비 스톡홀름 호 바지선에 수용됐던 2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망명 신청자들을 선박에 가두는 계획을 폐지하라고 촉구하는 많은 인권 단체와 활동가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14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레바나 코커와 벨라 바스톤은 지난 2023년 여름 비비 스톡홀름 호가 망명 신청자들에게 개방되기 전부터 그해 말까지 바지선에서 일했다.

코커는 객실 담당이었고 바스톤은 안내 데스크 업무를 맡았다.

이들은 일부 직원들이 망명 신청자들을 모욕적으로 대하는 것을 목격했고 많은 이의제기가 무시당했다고 증언했다.

특히 코커는 알바니아 국적의 27살 청년 레너드 파루쿠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 "주방 직원 가운데 한 명이 '먹여야 할 무슬림 입이 하나 줄었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코커는 "바지선 안에서 망명 신청자들이 대우받는 방식은 마치 동물원에 갇힌 동물이나 가축용 소와 다름없다"며 "폐쇄되는 것이 맞다"고 했다.

또 다른 직원인 바스톤은 지난해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던 파루쿠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가 바지선에 도착했을 때 직접 체크인을 했기 때문이다.

바스톤은 "파루쿠가 처음 도착했을 때는 웃고 있었고, 재미있고, 다정한 사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하지만 그 이후로 파루쿠는 쭉 혼자 지냈다"고 회상했다.

또한 "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코커는 바지선에 수용된 한 망명 신청자가 몸이 아파서 음식을 먹지 못하자 의사는 차가운 음료를 권했다고 말했다.

코커가 얼음 틀을 가져와 찬 음료를 만들겠다고 제안했지만 다른 직원이 '그건 당신 일이 아니다'라면서 허락하지 않았다.

"그 직원은 '그 사람이 죽든 말든 상관없다'라고 말했다"고 코커는 주장했다.

바지선 내부 상황을 증언한 여성 직원 두 명은 열약한 생활 환경과 망명 신청 진행 상황에 대한 불안감, 아프리카 르완다로 추방될 수 있다는 압박감으로 인해 수용된 사람들의 정신 건강이 악화되는 것을 지켜봤다고 입을 모았다.

바스톤은 "바지선에 수용된 남자들이 많은 것들에 대해 두려워했다"며 "계속 안내 데스크로 와서 자신이 르완다로 보내질 것인지에 대해 물었다"고 말했다.

이어 "때로는 방이 물에 잠겨서 바지선이 가라앉을까봐 겁에 질린 사람들이 많았다"며 "안전하다고 절대 느낄 수 없는 곳"이라고 했다.

음식 위생 상태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제대로 익지 않은 음식이나 곰팡이가 핀 음식, 빈대 때문에, 온몸에 여러 번 물린 사람들도 나왔고 침구도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커는 선내 환경에 대한 망명 신청자들의 불만이 10번 가운데 9번은 무시됐다고 했다.

코커는 "내무부 관리나 하원의원 방문이 있을 때마다 바지선을 대청소하고 평소보다 더 좋은 음식이 제공됐다"며 "바지선은 개장 전 언론사가 방문했을 때는 가장 좋은 방 몇 개만 기자들에게 보여줬다"고 폭로했다.

바지선 내부 직원과 망명 신청자들을 위한 왓츠앱 채팅 그룹이 있는데 "바지선이 감옥처럼 느껴진다" "생선이 너무 익지 않아서 나에게 말을 걸 정도다" "질긴 고기를 씹다가 치아 일부를 잃었다"는 메시지를 확인했다고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이에 영국 내무부는 "관련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돌보고 있는 모든 사람은 존엄성과 존중으로 대우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엔난민기구를 포함한 여러 위원회가 바지선을 방문했고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는 망명 신청자들에게 자유롭게 접근했다"면서 "엄격한 보호 절차가 마련돼있고 정신건강 지원을 포함한 사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tigeraugen.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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