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과 대학생들이 15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앞에서 나크바 76년 팔레스타인 연대 대학생 국제 행동의 날을 맞아 “이스라엘은 인종학살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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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죽기 전에 팔레스타인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방될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나크바(대재앙)를 끝내고 팔레스타인의 자유를!”
비바람이 몰아친 15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앞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대학생들과 시민단체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이스라엘 규탄 시위를 벌였다. 이날은 ‘나크바의 날’로서 ‘나크바 76년: 팔레스타인 연대 대학생 국제 행동의 날’ 행사가 열린 것이다. 팔레스타인인 서울대 학생 주마나씨는 마이크를 잡고 “저의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1948년 팔레스타인인 70만명이 인종청소를 당하고 강제 추방된 나크바에서 생존했다”며 “이것이 저를 비롯한 팔레스타인인이 겪어야 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나크바의 날은 이스라엘 건국 당시 팔레스타인인 수십만명이 강제 추방된 것을 기억하는 날이다. 시위에 참여한 한국, 미국, 팔레스타인, 영국 등 국적이 다양한 대학생 수십명이 ‘홍대 젊음의 거리’를 가로질러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우비 차림에 “안전지대 라파 지상군 투입 멈춰라” “저항은 계속된다(ongoing resistance)”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고, 북소리에 맞춰 영어와 한국어로 “Free, Free, Palestine(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 “팔레스타인과 연대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위에서는 미국, 유럽 등에서 시작된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에 한국도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고려대 학생 윤진씨는 “우리의 선배 대학생들이 군사 독재 시절 탄압받은 것처럼 팔레스타인 사람들도 군사 법정에 기소되고 교도소에 수감될 수 있다”며 “인종학살은 역사 속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가자지구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과 대학생들이 15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앞에서 나크바 76년 팔레스타인 연대 대학생 국제 행동의 날을 맞아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 중단 촉구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조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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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유학생 엘리사씨도 “이스라엘은 피난민 150만명이 모여있는 마지막 안전지대 라파에 공격을 시작했다”며 “한국 정부가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와 경제 관계를 단절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를 반유대주의로 매도하지 말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울대 학생 이시헌씨는 “네타냐후는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를 유대인 혐오라며 터무니없는 비난을 하고 있지만 유대인들도 팔레스타인 연대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대계 영국인 유학생 에이바씨는 “(네타냐후는) 독일 나치의 생존자들을 이용해 자신을 정당화하고 홀로코스트를 모욕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정치인들은 ‘가자지구를 지구상에서 지워버리겠다’고 하는데 이는 인종학살의 언어”라고 했다.
가디언 등 외신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전차가 라파의 주거지역까지 진입해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 사회는 피난민과 주민들이 모인 라파에서 전쟁이 본격화하면 민간인 피해가 예상된다고 이스라엘을 만류했으나 이스라엘은 하마스 소탕과 인질 구출을 위해 라파에 지상군을 투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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