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참배객도 잇따라…마르지 않은 눈물 흘린 유가족
강원도에서 5·18 묘지 찾은 학생들 |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5·18 열사들이 남기신 가르침을 깊이 새기고 기억하겠습니다."
스승의 날이자 부처님 오신 날 휴일인 15일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에는 5월 영령을 추모하는 학생 참배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남 화순중학교 학생들은 스승의 날을 기념해 5·18 당시 교사로 재직하다 희생된 송정교 열사를 추모했다.
묵념으로 그를 추모한 학생들은 당시의 상황을 전해 듣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송 열사는 당시 전남 영암군 소재 초등학교 교감으로 재직하던 중 계엄군의 무자비한 진압 소식을 듣고 광주에 살던 자녀를 시외로 대피시키려다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학생들은 "묘지에 와서 몰랐던 사실도 많이 알게 됐다"며 "오월 열사의 노력으로 지금의 우리가 있을 수 있는 것인 만큼 오래오래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원도 춘천시에서 찾아온 학생들도 있었다.
춘천 가정중학교 2학년 학생 전원과 교사 등 40여명은 차로 4시간이 넘는 먼 길을 마다하고 이날 묘지를 방문했다.
5·18 묘지관리사무소 관계자의 안내로 윤상원·문재학 열사 등 묘소를 돌아보며 구체적인 사연과 역사적 사실을 배워나갔다.
가정중 강지환(14) 군은 "열사들의 희생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저희를 위해, 후손을 위해 싸워주신 열사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스승의 날' 교사 희생자 추모하는 학생들 |
이어 "(불의에 항거하는 모습은)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가르침을 주신 것"이라며 "오늘 느끼고 배운 것을 교내 뉴스로 제작해 선·후배들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광명시에서 찾아온 참배객 신동훈 씨도 "오늘 첫 방문인데 좀 더 일찍 왔어야 했다"며 "5·18 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을 잊지 말고 기억하고 그들의 정신을 이어받아서 그들이 꿈꾼 '대동 세상'을 이룰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5·18 기념일을 사흘 앞둔 묘지 곳곳에서 유가족들의 참배 모습도 눈에 띄었다.
당시 광주상고(현 동성고) 1학년생으로 최후항쟁을 하다 숨진 고(故) 안종필 군의 어머니 이정님 씨는 올해도 마르지 않은 눈물을 흘렸다.
한때 유족회 활동을 하며 5·18 진상규명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이씨지만 이젠 걷는 것조차 쉽지 않아 손주들의 부축을 받아 겨우 아들의 묘소를 찾았다.
4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꿈에서라도 보고 싶은 아들의 묘소 앞에 주저앉은 이씨는 "엄마가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이씨는 또 "종필이가 죽었던 자리(옛 전남도청)를 복원한다고 하던데 거길 한번 꼭 가보고 싶다"는 작은 바람을 내비쳤다.
아물지 않은 5·18의 아픔 |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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