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날리는 대검찰청 검찰기[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 수사를 해온 서울중앙지검 지휘부가 전격 교체된 검찰 인사가 여러 관측과 뒷말을 낳고 있다. 13일 법무부가 단행한 검사장급 이상 39명에 대한 인사를 보면 2년간 서울중앙지검장을 맡아온 송경호 검사장이 부산고검장으로 승진 이동하고 후임에 이창수 전주지검장이 임명됐다.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의혹을 수사해온 1차장과 도이치모터스 의혹 수사를 담당한 4차장을 비롯해 서울중앙지검 차장 4명도 모두 자리를 옮겼다. 송 지검장과 산하 차장검사 4명이 모두 승진 교체되긴 했지만, '좌천성 승진'인지를 두고 여러 말이 나온다. 임기가 불과 4개월여 남은 이원석 검찰총장의 참모 역할을 하는 대검 간부도 차장과 반부패부장을 제외한 6명이 대거 바뀌는 바람에 '총장 패싱' 논란까지 불렀다.
이번 인사는 우선 시점이 미묘하다. 검찰총장이 명품 가방 사건과 관련해 전담수사팀 구성과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지 11일, 윤 대통령이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을 임명한 지 6일 만에 전격 단행된 인사로 김 여사 수사를 총괄해온 서울중앙지검 지휘 라인이 전면 물갈이된 것이다. 공교롭게도 인사 발표가 난 날은 검찰이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를 소환조사하면서 김 여사 조사도 임박했다는 추측이 검찰 주변에서 나오기 시작하던 참이었다. 물론 그동안 총선 때문에 미뤄졌던 인사를 한 것이라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인사 시점과 폭이 묘하게 맞물리면서 법조계 안팎에서 김 여사와 관련한 수사가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는 거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장에 기용된 이 지검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직 때 대검 대변인을 맡은 인연 등으로 '친윤(친윤석열) 검사'로 분류되고 있다.
어쨌든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의혹 수사가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서울중앙지검 1∼4차장이 공석이 됐다는 점에서 수사가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관건은 이창수 지검장 체제의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를 조사하는 강도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인사 후 김 여사에 대한 대면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벌써 고개를 들고 있다고 한다. 이원석 총장은 14일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어느 검사장이 오더라도 수사팀과 뜻을 모아서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서만 원칙대로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우리 검사들을, 수시팀을 믿는다. 인사는 인사이고 수사는 수사"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수사 경과와 결과를 지켜보면 이 말이 맞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인사는 시점이나 내용 면에서 여러 의구심을 낳을 수밖에 없고, 국민은 앞으로 검찰 수사를 더욱 예의주시하게 될 것이다. 총선 민심은 김 여사에 대한 수사와 처분이 여느 국민과 달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결국 서울중앙지검 새 지휘부가 김 여사와 관련된 수사를 얼마나 신속하고 공정하게 하냐에 달려 있다. 여러 뒷말을 무색게 하는 수사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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