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이스라엘의 라파 대피령에 트럭 뒤에서 짐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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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티코와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캠벨 부장관은 13일(현지시간) 마이애미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청소년 서밋에서 "미국은 (가자지구에서) 승리 이론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때때로 이스라엘 지도자들의 얘기를 가까이 들어보면 그들은 주로 전장에서 전면적인 승리, 완전한 승리를 말한다"며 "나는 그럴 가능성이 크거나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군사 작전이 하마스의 이데올로기까지 제거할 수 없단 지적이다.
그는 "지금의 상황은 마치 9·11 사태 후 우리가 맞닥뜨린 상황과 비슷한 것 같다"며 "당시 민간인이 사라진 자리엔 폭력과 내란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공한 뒤 반복된 저항에 직면한 상황을 비교한 것이다.
이를 두고 로이터는 "미국 최고위급 관리가 사실상 이스라엘의 현재 군사 전략이 원하는 목표를 가져오지 못할 것임을 인정한 가장 분명한 발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거듭 하마스 전멸을 목표로 완승을 다짐해왔다.
캠벨 부장관은 결국 정치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국가들이 팔레스타인 국민들의 권리가 더 존중되는 정치적 해법을 원하고 있다"면서 "지금보다 더 어려웠던 적은 없었다고 생각하지만 의지가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라파에서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비탈길에서 플라스틱 통을 옮기고 있다../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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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벨 부장관의 발언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강행하려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미 이스라엘은 라파에서 제한적 지상작전을 벌이면서 100만명 넘는 난민들이 다시 피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피란 지역을 설정했으나 환경이 열악해 이동을 포기해야 하는 처지다.
조 바이든 정부는 민간인 피해를 이유로 이스라엘의 라파 진격에 반대하지만 최종 결정은 이스라엘에 달려있단 입장이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 브리핑에서 미국은 이스라엘이 조언을 제공할 수 있으나 결정은 이스라엘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 지도부는 이 전쟁을 어떻게 수행할지 선택해왔다"며 "그런 결정을 스스로 내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전략적 최종 목표에 대한 문제가 미국의 영향력에 대한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그것은 이스라엘의 전략이 무엇인지, 이스라엘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13일에도 가자지구 남북에서 동시 작전을 펼치며 압박을 이어갔다. 남부에선 이스라엘 작전으로 라파로 구호품이 들어가는 남쪽 관문이 폐쇄돼 인도주의적 위기는 더욱 커지고 있다. 가자 보건부는 구호품 반입을 위해 이집트와 국경을 맞댄 남쪽 관문을 열어달라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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