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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이슈 미술의 세계

[하루천자]조원재 작가의 ‘삶은 예술로 빛난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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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이 책은 예술 지식을 나열하지도, 그림을 통해 힐링이나 위로를 건네지도 않는다. 오히려 “인간의 삶에서 태어나 인간과 삶을 쏙 빼닮은 예술”을 통해 삶의 본질을 정면으로 다룬다. 그러면서 예술에 대한 흔한 오해를 풀어낸다. 예술에는 정답이 없다. 따라서 보는 이로 하여금 나름의 답을 내리고 얼마든지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자유를 선사한다. 이는 삶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예술에 정답이 없듯, 삶 또한 정해진 답이 없다. 그저 자신만의 답과 이야기가 있을 뿐이다. 이때 우리는 많은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진다. 모든 기준이 타인이 아닌 자신으로 향할 때 삶은 가뿐하고 고유해진다. 글자 수 894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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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을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이라 그런지 나는 언젠가부터 우리 삶이 그림 그리기와 같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었다. 삶은 단 한 장의 백지를 던지고 우리에게 묻는다. 무엇을 그릴 거냐고. 삶이 던진 그 백지 앞에 우리는 붓이 된다. 태어나 삶이 진행되고 있는 이상 우리는 스스로 선택해야만 한다. 삶이라는 백지 위에 무엇을 어떻게 그릴지를.

삶이 예술이라면, 우선 떠오르는 대로 칠하거나 닥치는 대로 그리는 것은 올바른 순서가 아니다. 더욱이 삶에는 시간이라는 변수가 있다. 그림은 틀리면 고칠 수 있지만, 삶은 그럴 수 없다. 시간이 흐르면 그것으로 끝이다. ‘단 한 번뿐’이라는 일회성이 있기에 졸작이라고 쉽게 버리고 다시 시작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당신의 삶이 예술이라 생각한다면, 지극히 작은 부분을 어떻게 그릴지 골몰하기 전에, 바로 옆에 어떤 색을 칠할지 집착하기 전에, 일단 붓과 팔레트를 내려놓자. 봄바람처럼 선선한 마음으로, 그리고 당신에게 주어진 삶이라는 ‘단 한 장의 백지’ 전체를 조망해 보는 시간을 마련하자. 이제껏 당신이 겪어온 모든 것을 곰곰이 살펴보며, 그렇게 당신의 내면을 깨워 섬세히 어루만지며 당신만의 삶을 어떻게 구성할지 탐구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일상의 관성에서 과감히 벗어나 그런 시간을 ‘창조’해 보자. 화가가 거대하고 흰 캔버스 앞에서 멀찍이 떨어져 화면 전체의 구성을 오랫동안 숙고하듯, 글쓴이가 몇 페이지 안 될 글의 전체 구성을 짜겠다고 몇 개월을 고민하듯. 삶에서 나온 예술을 할 때도 그러한데 그 예술을 낳는 삶에 그런 시간이 필요한 것은 생각할수록 너무나 당연하다.

구성의 시간, 우리의 오직 단 한 번뿐인 삶을 위한 시간. 전체를 조망해 보았을 때 우리 삶은 어떤 독창적인 구성을 취하고 있을까? 그것은 얼마나 나다운 것일까?

-조원재, <삶은 예술로 빛난다>, 다산초당, 1만8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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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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