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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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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가 국회의장 선거 교통정리? 당 일각 "원내대표 역할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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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구도가 4자 대결에서 추미애-우원식 양자 대결로 좁혀졌다. 또다른 후보였던 정성호 의원은 12일 자진 사퇴하고, 같은 날 조정식 의원은 추 전 법무부 장관에게 양보한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는 '찐명' 박찬대 원내대표의 설득 과정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이 대표의 의중을 반영한 물밑 교통 정리라는 이야기다. 원내대표의 이같은 역할을 두고 당내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추 전 장관은 13일 오전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전날 조 의원과 단일화를 하게 된 배경에 대해 "저와 가까운 분들과 조 후보를 도왔던 분들이 대강 얘기가 다 됐다"며 합의가 순조로웠다고 전했다.

추 전 장관은 박찬대 원내대표가 조율 역할을 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선 "3선 원내대표가 5선 후보에게 바로 말씀하시긴 어렵지 않겠나. 좌장 역할을 하는 분들하고는 좀 얘기가 있지 않았나 짐작한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와 전부터 여러 차례 만났다"며 "이 대표는 '이번만큼 국민 관심 높은 국회의장 선거가 있었나. 순리대로 하자. 과열되다 보니 우려가 많은 것 같다. 잘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저에게만 이렇게 말했고, 다른 후보들한텐 이렇게 이야기를 안 했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명심(明心)이 본인에게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추 전 장관과 맞붙게 된 우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추 전 장관과 조 의원의 단일화에 대해 "황당하다"며 "혁신과 개혁을 얘기하다가 (단일화를 해야 한다며) 갑자기 선수(選數), 나이, 관례를 얘기하니까 이해가 안 간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경쟁력이 제일 세서 그런 일이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저야말로 진짜 친명이다. 이 대표가 대통령 후보로 경선할 때 선거대책위원장을 했고, 이 대표가 앞으로 지향하는 미래가치, 소위 기본사회위원회의 위원장이 이 대표인데 제가 수석부위원장"이라며 "저야말로 이 대표와의 거리를 따져보면 굉장히 가깝다"고 강조했다.

전반기 국회의장은 추 전 장관, 후반기 의장은 조 의원이 맡기로 합의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도는 것에 대해서는 "후보들 간 단일화를 하니까 그런 추측이 충분히 가능하다. 저도 그런 게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는 정 의원의 사퇴가 이 대표의 의중이 추 당선인에게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에 대해선 "그런 것 같지는 않다"며 "본인의 사퇴는 그거하고는 관계가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가 추미애 당선인하고 조정식 의원의 단일화를 물밑에서 움직였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해 "원내대표의 역할은 그런 역할은 아니다. 설마"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가 연락했느냐'는 질문에는 "안 했다"고 답했다.

당내에서는 박 원내대표가 물밑에서 교통 정리를 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불교방송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당이 일방적으로 흘러가면 안 된다. 물론 정당에서는 서로 소통을 해서 타협을 할 수 있지만 그렇게 당심이, 명심이 또 이런 정리를 하는 것은 국민들한테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우원식 의원이 선전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실 며칠 전 박찬대 원내대표와 만나 길게 이야기를 좀 나눠봤다"며 "박찬대 원대 논리는 '나도 친명으로 일컬어지고 있는데 국회의장까지 친명 일색이면 되겠냐'라는 논리를 댔다"고 밝혔다.

박 전 수석은 "국회의장까지 친명으로 돼서야 되겠냐며 교통정리한 것은 진심인 것 같았다"면서 "국회의장까지 당심, 명심이 개입해서 정리된 건 역대 처음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당내 후보를 결정하는 과정이지만 이는 삼권분립의 한 축인 국회 문제"라며 "'국회의장까지도 친명 일색이면 되겠냐'는 논리로 정리했다는 건 그렇게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 썩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는 박 원내대표의 '물밑 역할론'을 부인하고 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YTN 라디오 <배승희의 뉴스파이팅>에 출연해 "교통정리보다는 자연스럽게…(단일화가 됐다)"며 "과열된 경선보다는 자연스럽게 서로 정리를 해서 서로 누가 더 일을 잘할 수 있다고 하면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라고 하는 것이 당내 의견"이라고 했다.

한민수 당 대변인도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교통정리라는 표현을 언론에서 쓰는데, 그렇지는 않다"며 "국회의원 출마할 때도 본인이 최종 결정을 하듯이 국회의장이라는 정말 우리 대한민국의 의전서열 2위고 입법부의 수장인데 그런 중책을 맡겠다고 나올 때는 본인들의 생각이 있으신 거고, 어제 한 분은 단일화를 했고 한 분은 후보 사퇴를 하셨는데 그런 중대한 결정을 할 때는 본인 결정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중앙일보>는 "박 원내대표는 '제가 당선됐는데, 국회의장까지 친명이면 친명 일색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조·정 의원을 설득했다"고 보도했다.

국회의장 선출을 위한 민주당 내 선거는 16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다. 우 의원을 포함해 6선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인·조정식 의원, 5선 정성호 의원이 국회의장 후보로 등록했다. 하지만 전날 정 의원은 후보직 사퇴를 했고, 조 의원도 추 당선인 지지를 선언하며 물러났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물밑 교통 정리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프레시안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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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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