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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K우먼톡]워케이션을 허(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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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활 균형 더 절실해지는 5월

업무따라 생산성도 더 높이는 효과

아시아경제

김경선 전 여성가족부 차관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이 균형감이다. 운동에서도 밸런스가 중요하고, 먹고 마시는 식생활에서도 밸런스가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균형 맞추기가 가장 요구되는 것이 일과 생활의 균형이라 하겠다. 일·생활 균형은 개인적인 관점에서도 중요하고, 기업 차원에서도 근로자의 일·생활 균형이 기업 운영에 핵심적 과제이며, 국가의 지속가능한 성장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일 년 내내 일·생활 균형의 이슈는 지속해서 고려되는 사안이지만 가족의 달이라 불리는 5월에는 그 중요성이 더 부각된다고 하겠다.

5월은 연중 가장 분주한 달이다. 가족 행사도 많고, 푸르러지는 숲과 지천으로 피어나는 꽃들로 불쑥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는 때이다. 그래서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32시간 정도로 더 길어졌으면 하는 시기이다. 이러한 시기에 업무 생산성도 유지하면서 생활의 여유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최근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 자주 오르내리는 말이 워케이션(Workcation)이다.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로 원하는 곳에서 일과 휴가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하는 근무 형태이다. 일종의 원격근무 형태를 의미하는 것인데 코로나로 인하여 재택근로 등 원격근무가 활성화되면서 나타난 것이다. 이는 물론 원격근무를 위한 디지털 기반이 갖추어졌을 경우 가능하고, 사무직, 개발업무 등 원격근무가 가능한 직종에 국한된 것이기는 하나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고 일·생활 균형을 중요시하는 MZ세대 근로자들의 등장에 따라 더욱 확산할 전망이다.

전문가들 역시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겨울 딸과 뉴욕을 방문했을 때 만난 딸의 친구는 회사는 캘리포니아에 있지만, 본인은 뉴욕에 거주하고 있었다. 미국은 이미 이러한 원격근무가 상당히 진전되어 있었다.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전체적으로 확산할 것이다.
워케이션은 업무에 따라서는 오히려 생산성을 더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리고 기업 차원에서는 유능한 인재를 채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디지털 기반 경제가 발달하면서 일에 대한 장소적 제약을 벗어나는 것이 가능해지고, 확산하였는데 앞으로 워케이션을 포함한 원격근무는 우리의 직장문화를 상당히 변화시켜 놓을 것이다.

출퇴근으로 인한 시간 손실이 없어지면 근로자들은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집중하면서도 일·생활 균형을 맞추기가 용이해질 것이고 일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다. 기업 차원에서도 업무공간 확보에 대한 비용이 줄어들 수 있고, 최근 발달하고 있는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업무평가 방식으로 효과적인 업무관리와 평가도 가능해질 것이다. 사회 전체적으로도 당장 출퇴근 시간대 교통난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고 휴양지에서 일하는 지역 체류형 워케이션이 확산하면 지역 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한 대기업에서 임원의 경우 주6일 근무를 할 것을 선언했다. 비상경영차원에서 조직의 역량을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조직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기업 차원의 조치는 기업이 전적으로 판단할 사항이긴 하나 다만 출근하지 않는 직원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하고 임원들도 역량을 더 발휘하게 하려면 경우에 따라서는 원격근무, 나아가 워케이션을 허락하는 것도 디지털 경제 시대에 필요하지 않을까?
김경선 전 여성가족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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