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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숨고르는 원·달러 환율…하반기 안정화 전망 힘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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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장중 1400원 찍었던 환율, 1370원대로 내려와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외환당국 개입의지 등 영향

하반기 1300원대 초중반까지 내려올 것으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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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1400원에 육박했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300원대 중후반대에서 숨을 고르고 있다. 달러 강세가 주춤해진 데다 외환당국의 환율 안정 의지가 강해진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하반기로 갈수록 환율이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 불확실성 요인은 여전히 많다는 지적이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8원 오른 1370.9원에 개장했다. 이후 9시55분 현재 1372.39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6일 장중 1400원대를 돌파하면서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 바 있다. 미국 경제지표 호조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둘러싸고 중동 분쟁이 격화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이후에는 달러 강세가 주춤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지난주에는 장중 1350원대로 내려가는 등 다소 안정을 찾았다. 주요 6개국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보여 주는 달러인덱스는 전월 말 106.22에서 지난 10일 105.30으로 하락했다. 달러인덱스는 작년 말 100 전후에서 움직였는데 올해 들어 꾸준히 강세를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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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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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용지표 약화하면서 달러 강세 주춤

달러가 다소 약세를 보이는 것은 최근 미국의 일부 경제지표가 기대에 미달하면서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다시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일주일 동안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1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2만2000건 늘었다. 이는 지난해 8월 마지막 주 이후 8개월 만에 최고 수치다. 지난 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4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도 전달보다 17만5000개 늘어 시장 전망(23만8000개)을 밑돌았다. 고용지표가 둔화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중앙은행의 주요 책무에 고용안정이 포함됐다.

이스라엘을 둘러싼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다소 줄어든 것도 영향을 끼쳤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충돌이 중단되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분쟁이 중동전역으로 번질 가능성이 줄었기 때문이다.

우리 외환당국의 시장개입 역시 원·달러 환율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132억6000만달러로 전월 말 대비 59억9000만달러(8조2000억원) 감소했다. 한은은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해 보유 달러가 사용됐다고 밝혔다. 앞서 기획재정부와 한은은 지나친 외환시장 쏠림 현상이 우리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비정상적인 환율 상승 시에는 개입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높아지면서 하반기 환율 안정 전망

전문가들은 미국의 물가 하락기조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우리 외환당국의 시장 안정화 의지, 국내 경제 개선세 등을 감안했을 때 원·달러 환율이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양서영 KDB미래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올해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고금리 상황과 중동분쟁 등으로 달러 선호가 강해지면서 상승했지만 하반기에는 미국 금리 안정세와 함께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선임연구원은 "하반기에는 미국의 물가상승 압력 감소 등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환율이 1300원대 초중반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하반기에는 원·달러 환율 레벨이 1300원대 초반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1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는데 이는 국내 달러 수급이 개선되는 효과를 가져와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주원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도 "미국 고용지표가 최근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소비여력 감소 역시 물가 하락압력으로 작용하며 금리 인하 기대 및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환율은 레벨을 낮춰가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불안요인도 여전하다. 양 선임연구원은 "대중국 수출 회복세 미약, 지정학적 갈등 확대 가능성 등 불안요인으로 인해 다시 달러 선호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불안 요인이 상존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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