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맘에 안 든다고 진압봉으로 때린 장교…2심도 집유

업무보고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부하를 진압봉으로 폭행한 장교에게 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습니다.

서울고법 형사4-2부는 특수폭행, 폭행, 모욕 등 혐의로 기소된 영관급 군 장교 A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앞서 1심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2021년 11월 위관급 장교인 부하 직원 B 씨가 업무 보고하자 "왜 이런 식으로 진행했냐"고 질책하면서 자신의 책상 뒤에 있던 진압봉을 들어 B 씨의 등을 1∼2회 가격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같은 해 12월에는 사무실에서 B 씨가 앉아 있던 의자 등받이를 3회 진압봉으로 가격한 혐의도 있습니다.

B 씨가 일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똑바로 좀 하라"며 목덜미를 손으로 강하게 쥐고, 표정이 좋지 않은 B 씨에게 기분을 풀라며 목덜미를 움켜잡는 등 폭행하기도 했습니다.

A 씨는 진압봉으로 가격한 사실이 없고 진압봉이 위험한 물건도 아니라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맨손으로 폭행한 혐의도 "장난을 친 것일 뿐"이라며 부인했습니다.

1·2심 재판부는 그러나 B 씨가 피해 사실에 관해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했다며 A 씨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또 "진압봉은 소요, 폭동, 반란 등을 진압하는 용도로 제작됐고, A 씨가 사용한 진압봉은 30~50㎝ 길이에 단단한 플라스틱 재질이다"라며 "B 씨가 아프다는 소리를 냈고 실제로 아파했던 점을 고려하면 진압봉은 군형법상 '위험한 물건'이 맞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A 씨는 처벌 전력이 없고 가족과 동료들이 선처를 탄원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한성희 기자 chef@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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