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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국회의장과 한국정치

노골적 '명심' 등에 업은 추미애, 국회의장도 사실상 무혈입성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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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식 정성호 동시에 중도 포기
집안싸움 번지자 박찬대가 정리
우원식은 16일 경선까지 완주 의사
한국일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10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채 해병 특검 관철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초선 당선자 비상행동 선포식에서 당선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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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을 앞둔 더불어민주당에서 6선의 조정식 의원이 단일화를 명분으로, 5선의 정성호 의원이 자진사퇴 형식으로 12일 물러났다. 완주 의사를 밝힌 5선의 우원식 의원이 남았지만, 이 대표와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등에 업은 추미애 당선자로 교통정리가 이뤄지는 수순이다. 국가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에 또다시 명심(明心)이 작용한 셈이다. 당 원내대표 경선에 이어 '명심'에 좌우되는 민주당의 경직된 모습에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16일 예정된 국회의장 경선을 나흘 앞둔 이날 조 의원이 추 당선자와 회동을 갖고 경선을 포기했다. 그는 "총선 민심을 실현하는 개혁국회를 위한 마중물이 되고자 사퇴하기로 했다"면서 "추 당선자가 최다선이면서 연장자인 점을 존중했다"고 밝혔다. 조 의원과 추 당선자 모두 6선이지만, 1958년생인 추 당선자가 1963년생인 조 의원보다 나이가 많다. 두 사람 회동 직전, 정 의원도 취재진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후보 사퇴는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다만 원내대표 경선 때부터 이 대표 의중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는 22대 국회 민주당 당선자들을 감안하면, 자발적 사퇴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실제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국회의장은 관례상 최다선 연장자 순으로 맡아 왔는데, 22대 국회도 이 같은 순리를 따르는 것이 옳다"며 "이 대표도 이러한 주장이 틀렸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조 의원과 추 당선자 회동에 당 사무부총장을 지낸 친명 핵심인 김병기 의원이 자리했다는 사실도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다만 우원식 의원은 이날 국회의장 경선 완주 의사를 확인했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결선이 있는데도 자리를 나누는 듯 단일화를 얘기하는 것에 참으로 유감"이라며 "22대 당선자들의 현명한 판단을 믿고 뚜벅뚜벅 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 소속 의원 일부가 우 의원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당선자 31명을 낸 강성 친이재명(친명)계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와 강성 당원들이 여론을 주도하는 만큼 추 당선자의 국회의장 입성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한 친명 측근 의원이 이 대표 주문이라며 '추 당선자로 단일화해야 한다'고 말하고 다녔다"며 "명심이 추 당선자로 넘어간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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