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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김찬우 작년 이어 올해도…영암만 오면 펄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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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김찬우가 12일 열린 KPGA 클래식 최종일 4라운드에서 그린을 공략하고 있다. 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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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3년 차 김찬우가 '약속의 땅' 영암에서 다시 한번 포효했다.

김찬우는 12일 전남 영암군의 골프존카운티 영암45(파72)에서 열린 KPGA 투어 'KPGA 클래식' 최종일에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8점을 쌓으며 짜릿한 역전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동시에 이 대회 초대 챔피언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 대회는 남자골퍼들의 화끈한 공격 골프의 본능을 자극하기 위해 각 홀 스코어에 점수를 매기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글은 5점, 버디 2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상은 -3점이다. 일반적인 스트로크플레이 대회에서는 버디 1개와 보기 1개면 이븐파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는 1점을 쌓을 수 있다. 공격적으로 버디를 노릴 수 있게 유도한 대회다.

마지막에 웃은 한국 남자골프 최고 공격 골퍼는 김찬우다. 김찬우는 이날 보기 2개를 범해 2점을 잃었지만 버디를 5개나 잡아 10점을 쌓았다. 반면 이날 단독 선두로 출발한 장유빈은 버디 4개를 기록했지만 보기를 3개나 범하며 5점을 줄이는 데 그쳐 딱 1점 차 역전패의 쓴맛을 봐야 했다.

KPGA 투어 통산 2승이자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한 김찬우는 이날 우승으로 '영암의 왕자'로 우뚝 섰다. 통산 2승이 모두 영암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올해로 3년 차인 김찬우는 영암에서 열린 대회만 오면 펄펄 날았다. '루키' 시즌이었던 2022년 사우스링스 영암 카일필립스 코스에서 열린 우성종합건설 오픈에서 1타 차 3위를 차지하며 프로 데뷔 후 개인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이어 2023년 전남 영암 코스모스 링스에서 열린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에서 악천후를 뚫고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당시 김찬우는 "영암에서 좋은 기억이 있어 이번에도 그 기운만 잘 갖고 치면 좋은 성적이 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당시 악천후와 좋지 않은 코스 상태로 인해 KPGA 투어에서 1989년 포카리 스웨트 오픈 이후 34년 만이자 역대 세 번째 '36홀 챔피언'으로 더 관심을 모았다. 당시 상금도 75%만 받아야 했다.

하지만 김찬우는 이번 대회에서는 당당하게 '72홀 챔피언'에 오르며 아쉬움도 날렸다. 또 영암에서 2년 연속 우승으로 이곳을 자신의 우승 텃밭으로 만들었다. 김찬우는 유독 영암에서 펄펄 나는 비결에 대해 "시야가 탁 트여 있고 아웃오브바운즈(OB)가 없는 골프장이라 자신 있게 드라이버샷을 치다 보니 자신감이 높아졌다"고 설명한 바 있다. 장타자이지만 정확성이 흔들리는 김찬우에게 OB가 없는 이곳은 어떤 코스보다 편안하게 느껴지며 자신만의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반면 지난해 아마추어 국가대표 신분으로 군산CC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장유빈은 이번에 '프로 데뷔 후 첫 우승' 기회를 잡았지만 후반 홀에서 갑자기 샷이 흔들리며 아쉽게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골프에 진심인 팬들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남자골퍼들의 확실한 장타 능력과 공격 본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은 무조건 핀을 보고 쏴야 하는 '닥공 골프'가 필요한 이 대회를 상징하는 플레이도 나왔다. 바로 이글쇼다.

KPGA 투어에서 장타자로 손꼽히는 유송규는 이날 버디 없이 이글 3개(15점)와 보기 3개(-3점)를 적어내며 12점이나 쌓고 순위를 끌어올렸다. 한 라운드 이글 3개는 개인 최고 기록이자 KPGA 투어 한 라운드 최다 이글 타이기록이다. 앞서 문경준(2020년), 김성현(2021년)이 이 대회와 같은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열린 아너스K·솔라고CC 한장상 인비테이셔널에서 한 라운드 최다 이글(3개)을 기록했다. 남자골퍼들의 화끈한 공격 본능과 골프 실력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유송규는 15번홀(파5·591야드)에서는 티샷을 303야드 보내고 245야드 남은 두 번째 샷을 홀 7m에 붙인 뒤 첫 이글을 잡았다. 16번홀(파4·328야드)에서도 티샷을 303야드 날리고 23m 남은 거리에서 웨지샷을 그대로 홀에 넣었다. 이후 8번홀(파5·627야드)에서는 티샷을 320야드나 때린 뒤 246야드 남은 거리에서 19도 유틸리티로 홀 9m에 붙이고 이날 세 번째 이글에 성공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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