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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세계최대 화학기업' 켐차이나 前경영진…中당국 "조사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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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화학기업 모체가 된 중국화공그룹(켐차이나)의 전직 경영진이 부패 의혹 속에 중국 당국의 조사 대상이 됐다.

아시아경제

런젠신 전 켐차이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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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와 국가감찰위원회는 전날 런젠신 전 켐차이나 이사장과 양싱창 전 최고경영자(CEO)를 심각한 기율·법규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러젠신은 1984년 중앙정부 화학공업부 화학기계연구원 공산주의청년단의 서기를 맡았고, 이후 연구원에서 1만위안(약 190만원)을 빌려 화공 세척 기술 특허를 사들였다. 이를 토대로 민영기업 '란싱세척그룹'(블루스타)을 창업한 그는 1995년 란싱그룹을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러젠신은 자금난에 빠진 국유기업 약 100곳을 매입하면서 2004년 대형 국유기업 켐차이나를 만들어 CEO를 맡았다. 2014년 이사회가 구성된 뒤엔 이사장이 됐다. 1989년부터 9년간 중국 화학공업부장(장관)을 지낸 구슈롄과의 친분도 이 같은 성장가도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이었다. 2017년엔 살충제와 유전자 변형 농산물(GMO) 종자 기술로 유명한 스위스 농업생물공학기업 신젠타를 430억달러(약 59조원)에 인수했는데, 이는 당시 중국의 역대 해외기업 최대 규모 M&A였다.

문제는 부채였다. 신젠타 인수 당시 켐차이나의 총자산은 3700억위안(약 70조원)이었는데, 부채가 3000억위안(약 57조원)을 넘겼다. 2018년 런젠신 은퇴 이후 켐차이나와 시노켐의 흡수 합병으로 세계 최대 화학기업이 탄생했지만, 소속 회사인 신젠타와 중국화공농화(CNAC)와 켐차이나의 부채 비율은 2022년 말 기준 각각 53%와 72.2%, 83.9%에 달했다.

지난해 적자로 돌아선 신젠타는 중국 증시 과학혁신판(상하이거래소 벤처기업 전용 증권시장) 상장 신청을 철회했고, 지난 3월 650억위안 규모의 메인보드 기업공개(IPO) 신청도 철회했다. 특히 당국 고위층이 켐차이나가 2021년 정유 제품과 관련한 수백억위안 규모의 탈세에 분노했고, 신젠타의 상장 과정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신은 2010년 이전 여러 민영 정유사를 흡수하면서 성장한 켐차이나가 2021년 당국의 정제유 과세 정돈 작업이 시작되자 발복이 잡혔고, 이에 신젠타가 IPO 시기를 놓치는 등 경영 부진이 심화했다고 전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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