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3 (목)

석방된 인도 야권 지도자 “모디 총리 독재 막아달라”···델리·펀자브 표심 바뀌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지난 11일 인도 델리주 뉴델리에서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총리(앞)와 바그완트 만 펀자브 주총리가 총선 유세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체포된 인도 야권 핵심 지도자 아르빈드 케지리왈 델리 주총리가 임시 석방 직후 여당을 향한 총공세를 시작했다. 그의 석방이 인도 북부 델리주와 펀자브주 지역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인도 매체 NDTV에 따르면 케지리왈 주총리는 전날 뉴델리 보통사람당(AAP)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도국민당(BJP)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모든 야당 지도자들이 투옥될 것”이라며 집권 여당을 비판했다. 그는 “14억명 국민에게 나라를 구해달라고 간청하려고 (교도소에서) 나왔다”면서 “독재로부터 나라를 구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내년에 75세가 된다”며 “모디 총리는 내년에 은퇴하고 아미트 샤 내무장관을 총리 자리에 앉힐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 민족주의 성향의 AAP를 이끄는 케지리왈 주총리는 모디 총리의 정치적 대항마로 꼽힌다. 그는 2013년 지방선거에서 제1 야당 인도국민회의(INC)를 제치고 주총리로 처음 부임했다. 2020년 지방선거에서는 AAP가 주 의회 70석 중 62석을 차지는 압승을 거두면서 3선에 성공했다. AAP는 여당 BJP와 INC 등 두 거대 정당 사이에서 ‘반부패’를 기치로 내걸고 해당 지역에서 탄탄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케지리왈 주총리는 2021년 시행한 소비세 정책과 관련한 사기 혐의로 지난 3월 금융범죄수사국(ED)에 의해 돌연 체포됐다. 총선을 앞두고 케지리왈 주총리를 비롯해 헤만트 소렌 자르칸드 주총리, 마니시 시소디아 델리주 부총리, AAP 소속 산제이 싱 연방상원 의원 등이 연달아 체포되자 야당과 지지자들은 모디 총리가 적수들의 선거 운동을 막기 위해 표적 수사를 했다고 비난했다.

구금 이후 케지리왈 주총리 측은 재판부에 선거 운동을 위해 보석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법원은 지난 10일 “선거는 매우 중요한 행사”라며 그의 임시 석방을 허가했다. 케지리왈 주총리는 총선이 끝난 뒤인 오는 6월2일에 재수감될 예정이다.

케지리왈 주총리는 석방되자마자 총선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는 투옥돼 있었던 뉴델리 티하르 구치소에서 나와 그를 기다리던 지지자들 앞에서 “나는 온 힘을 다해 독재에 맞서 싸우고 있다. 맞서 싸우려면 1억4000만 명이 함께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튿날에는 뉴델리 코노트플레이스 하누만 사원을 찾아 참배했고, 같은 당 소속 바그완트 만 펀자브 주총리와 함께 인근에서 차를 타고 길거리 유세를 벌였다. 이들이 행진하자 구치소에서 나온 케지리왈 주총리를 보려는 인파가 코노트플레이스 길거리를 가득 메웠다.

비록 여당의 우세로 모디 총리가 3연임을 할 확률이 높지만, 케지리왈 주총리 석방의 여파로 델리주와 북부 펀자브주의 표심이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1678만명이 사는 것으로 추산되는 델리주에는 수도 뉴델리가 있어 주요 지역으로 꼽힌다. 7개 지역구가 할당된 델리주는 오는 25일, 13개 지역구가 있는 펀자브주는 다음 달 1일 각각 투표를 한다.

BJP는 모디 총리의 은퇴설을 부인하면서도 케지리왈 주총리가 보석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견제에 나섰다.

임기 5년의 록사바(연방 하원) 의원 543명을 뽑는 인도 총선은 4월19일부터 6월1일까지 6주 동안 7단계로 진행된다. 개표 결과는 6월4일에 나올 예정이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윤 대통령의 마음 속 키워드는? 퀴즈로 맞혀보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