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영상 추가 공개한 하마스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

나다브 포플웰. 페이스북 캡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 인질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추가로 공개하면서 지난달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부상을 당해 해당 인질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은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인질의 모습이 담긴 10초 남짓한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 등장한 한 남성은 자신을 이스라엘 남부 니림 키부츠 출신의 51세 나다브 포플웰이라고 소개했다. 영상 속 그는 오른쪽 눈에 멍이 들어 있었고, 수염이 덥수룩한 모습이었다.

그는 영상에서 “시간이 다 되어 간다”며 “(이스라엘)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포플웰은 영국 시민권을 갖고 있는 영국계 이스라엘인으로,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에 붙잡혀 가자지구로 끌려갔다. 그의 형은 하마스의 공격 당시 사망했고, 어머니는 포플웰과 함께 가자지구로 끌려갔다가 지난해 11월 휴전 협상 때 석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개된 영상이 구체적으로 언제 촬영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영상이 공개된 뒤 몇시간 후 알카삼 여단은 포플웰이 한 달 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부상을 당했고, 상처가 악화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포플웰이 다른 여성 인질과 함께 구금돼 있던 장소가 이스라엘 미사일의 표적이 됐다고 말했다.

아부 우바이다 하마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그는 적군의 가자지구 병원 파괴로 인해 의료시설에서 집중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다”고 밝혔다.

영국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영국 정부는 영국 국민을 포함한 인질들의 석방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 전역의 파트너들과 협력해 왔다”면서 “인질 구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스라엘 정부는 해당 영상과 관련해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가자지구 ‘최후의 피란처’인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지장 작전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하마스는 최근 잇따라 이스라엘 인질들의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지난 한달 새 하마스는 인질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세 번 공개했다.

지난해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 252명 중 128명이 아직까지 가자지구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인질 석방 협상 타결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정부를 규탄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이날에도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와 여러 도시에서는 인질 석방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스라엘 인질 및 실종 가족포럼 본부는 이날 “하마스에 의해 억류된 인질들에게서 들려오는 모든 생명의 신호는 이스라엘 정부와 지도자들에게 또 다른 고통의 외침”이라면서 “우리는 한순간도 여유가 없다. (정부는) 지금 당장 모든 인질이 돌아올 수 있도록 협상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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