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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여드름 팩' 증명…인종차별이라며 퇴학 당한 학생들, 13억 배상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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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이유로 퇴학 당해

법원 "적법한 절차 거치지 않았다"

흑인 분장을 했다며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한 학생들이 학교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이겼다. 이들은 100만 달러(약 13억7250만원)의 배상금을 받게됐다.

12일(한국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산타클라라 카운티 배심원단은 마운틴뷰의 명문 사립 세인트 프랜시스 고등학교가 2020년 인종차별을 이유로 학생 3명을 퇴학시키기 전에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한 학생 측 손을 들어줬다.

아시아경제

‘블랙페이스’(흑인 분장)를 한 혐의로 퇴학당한 학생들이 재판에서 여드름용 마스크팩을 한 것이라고 주장해 승소했다. [사진출처=데일리메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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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블랙페이스’(흑인 분장) 분장을 한 듯한 학생들의 모습이 온라인상에 유포됐다. 블랙페이스는 흑인을 흉내 내기 위해 얼굴을 검게 칠하는 분장으로 인종차별적인 의미가 들어있다.

해당 사진은 촬영한 지 3년이 지난 2020년 문제가 됐으며, 당시는 미국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비무장 상태의 흑인 남성이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흑인 목숨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한창일 때였다.

이후 인종차별 논란이 일면서 가톨릭계 명문 사립 세인트 프란시스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했다. 당시 학생들은 억울함을 표하며 "처음 발랐을 때는 연한 녹색이었다가 점점 짙은 녹색으로 변했다"고 해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들은 결국 지난 2020년 8월 해당 고등학교를 고소했다. 학생들은 캘리포니아 고등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실제 해당 제품이 여드름 치료를 위한 팩이었음을 증명했다.

배심원단은 학생이 퇴학 당시 제대로 해명할 기회를 받지 못했고, 학교는 증거를 충분히 고려해 조사하지 않았다고 봤다. 학교 측은 성명을 통해 “징계 과정의 공정성과 관련한 배심원단의 결론에 정중하게 반대한다”며 항소를 포함한 “법적 조치를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당초 학생과 학부모는 200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요구했으며, 표현의 자유 침해, 명예훼손 등을 함께 주장하기도 했으나 배심원단은 이를 기각했다.

결국 학생들은 총 100만 달러를 배상받고 수업료 7만 달러(약 9500만 원)를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3명의 학생 중 2명만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항소할 뜻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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