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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컴백 타이밍' 고심 한동훈, '별의 순간' 다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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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총선 참패 이후 반전 계기 마련 못 해

황우여, '6말 7초' 전대 연기 필요성 언급

韓 '수도권 낙선자 구심점' 존재감 여전

당 내 '尹과 거리두기' 요구도 힘 실어

아이뉴스24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4월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총선 결과에 따른 위원장직 사퇴 입장을 밝힌 뒤 당사를 떠나며 당 관계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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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지난 총선에서 참패하고 지도부 교체에 들어간 국민의힘이 원내 사령탑 구성을 마친 뒤 당대표 선출만을 앞두고 있다. 당원 결집,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재설정이라는 당면 과제를 앞 둔 상황에서 비교적 친윤 색채가 덜하다고 평가받는 추경호 의원이 당 2인자로 올라섰지만 당대표 윤곽은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총선 패배 이후 잠행에 들어간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당권 경쟁의 유력한 변수로 급부상 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비윤(비윤석열)계와 수도권 인사를 중심으로 한 전 비대위원장의 재등판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총선참패 책임론을 들어 이를 견제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전당대회 개최시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선인(5선)은 지난 10일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특정 정치인의 당대표 출마에 따라 본인이 전대 출마를 결정한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는 해당 정치인이 한 전 비대위원장이라는 지난 9일 언론보도를 반박한 것이다. 그간 수면 밑에 있던 한 전 비대위원장의 당권 출마설이 다른 현역 정치인, 특히 한 전 비대위원장이 실제 출마할 경우 최대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이는 나 당선인으로부터 거론됐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와 같이 최근 들어 한 전 비대위원장의 출마설은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 본인은 출마 여부와 관련해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그를 둘러싼 당 내 여러 상황이 한 전 비대위원장 출마론에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깝게는 이번주 초 황우여 비대위원장 등으로부터 나온 전당대회 연기 가능성이다.

현행 당원 투표 100%로 결정되는 전당대회 룰이 국민 여론조사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개정될 시 그 자체로 한 전 비대위원장의 당권 차지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은, 전당대회 연기와 한 전 비대위원장 거취 간 연관성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는 분석이다. 황 비대위원장은 당초 6월 말~7월 초로 예상됐던 전당대회를 최소 한 달 이상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다만, 지난 10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정인(한 전 비대위원장)을 염두에 두고 말한 것이 아니다. 비대위 구성과 전대 룰 개정 논의 등 일정 상 촉박하기 때문'이라며 전대 연기와 한 전 비대위원장 출마와의 연관성에 선을 그었다.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 기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표 후보별 적합도는 유승민 전 의원이 28%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6%를 기록했다.(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무작위 추출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5%.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또 전당대회가 늦어질수록 한 전 비대위원장 총선 패배 책임론이 옅어진다는 점도 한 전 비대위원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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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22일 경기도 평택 소재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거행된 제9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을 마친 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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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도 한 전 비대위원장의 재등판에 힘을 싣고 있다. 총선 패배 주 요인으로 '정권심판론'이 거론되고 윤 대통령의 지지율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총선 과정에서 공천 등을 두고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던 한 전 비대위원장이 당권을 잡으면 당이 용산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초선 당선인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총선 결과를 보면, '맞선다'는 표현은 과하더라도 용산에 할 말은 할 수 있는 사람이 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 비대위원장은 조용히 세를 불리는 모양새다. 여권에 따르면, 앞서 윤 대통령의 식사를 겸한 회동 제안에 건강 문제를 이유로 거절 의사를 밝힌 한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3일 김형동 전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을 비롯해 당 사무처 당직자들과 만났고, 총선 당시 자신이 영입한 5선의 이상민 의원과도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이 정도로 낮은 상황에서 당 지지율이 이 정도 나오는 것은 한 전 비대위원장의 존재 때문일 수 있다"며 "향후 본인 정치적 커리어를 생각하면 (한 전 비대위원장이) 쉬었다가 나오는 것이 좋을 수 있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니 한 전 비대위원장 역할론은 당 내서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국민의힘은 지금 크게 두 부류로 나눠져 있는데, 하나는 영남권 당선자, 다른 하나는 수도권 낙선자"라고 했다. 이어 "현재 여전히 당의 얼굴인 윤 대통령이 변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수도권 낙선자들은 다음을 기약하기가 힘들다"며 "이들이 구심점을 삼을 만한 최적의 인물이 '반윤'까지는 아닌 한 전 비대위원장"이라고 했다.

또 "한 전 비대위원장도 여기서 떨어져 나가면 정치권에서 잊혀지는 것은 금방"이라며 "(급부상하는 한 전 비대위원장 재등판론은) 수도권 낙선자 세력과 한 전 비대위원장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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