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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사과→토마토→김' 물가 폭탄 돌리기…다음은 수박?[조선물가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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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金사과' 시작으로…금값된 밥상물가

공급부족 이유…"과일 비축·실내 농사 늘려야"

올 초 금(金) 사과를 시작으로 방울토마토, 양배추, 김 순으로 농수산물 가격이 크게 널뛰면서 물가 불안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치 폭탄 돌리듯 공급부족을 이유로 특정 농수산물의 가격 폭등이 반복되는 만큼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카미스)에 따르면 막 출하되기 시작한 수박(중품) 1개의 도매가격은 지난 8일 기준 2만2475원으로 전년(1만6733원)보다는 34%, 평년(1만5637원)보다는 43% 상승했다. 마른김 한 속(100장) 가격도 1만600원으로 전년(6660원)보다 59%, 평년(6270원)과 비교하면 69% 상승했다. 4월 김밥용 김(중품) 한 속의 평균 도매가격은 1만89원으로 작년 동기(5603원) 대비 80.1%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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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18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김. 사진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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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부족' 탓 …사과→방울토마토→양배추 가격↑
이는 올초 사과 가격 상승세와 비슷하다. 사과 등 과일류는 가격 급등 조짐을 보이더니 지난 1월 말 전년보다 2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사과의 도매가격(10㎏)은 한때 9만452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이 시기 과일 가격이 이례적으로 급등하면서 전체 식료품 물가에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이어 방울토마토로 가격 급등세가 번졌다. 정부는 정부가 할인지원 예산을 대폭 늘려 물가 잡기에 나섰지만, 방울토마토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가격 강세가 이어진 것이다. 3월 말 이후 방울토마토(상품)의 소매가격(1kg)은 평년보다 40%가량 높은 수준인 1만4000원을 이어가다가 5월 초에 들어서야 1만원대 수준을 회복했다. 양배추(상품·8kg) 도매가격은 4월 말 2만2000원대로 치솟으며 평년(8314원)보다 2.6배가량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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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농산물 가격이 갑작스레 치솟은 건 근본적으로 공급 측면의 문제다. 잦은 강우, 부족한 일조량, 이상 기온 등으로 작황이 부진하면서 수확량이 감소한 것이다. 다만 김의 경우 중국·일본에서 원초(김 가공 전 원재료) 작황 부진으로 수출이 늘고, 재고가 작년 및 평년 동월과 비교해 각각 25.0%, 37.4% 줄면서 가격이 올랐다.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도미노 물가 상승 우려도 나온다. 농·수산물이 기본 식자재로 쓰이는 만큼 외식물가 상승세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특히 인건비·임대료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 외식업계가 가격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4월 외식 물가 상승률은 3.0%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2.9%)보다 0.1%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할인지원은 일시적 가격 안정만…신선과일 비축·실내 농사 늘려야"
공급충격으로 인한 물가 상승일 경우 당장 정부가 쓸 수 있는 물가 안정 관리 카드는 한정적이다. 크게 ▲대규모 할인 지원 ▲할당관세 확대 ▲비축물량 방출 ▲업계 협조 요청 등이다. 전문가들은 특정 농산물의 가격 급등이 반복되고 있다며 안정적인 물가 관리를 위해선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올해 과일 가격 급등과 물가 인상은 공급부족이 원인"이라며 "채소, 과일은 공급탄력성이 매우 낮다. 필요하다고 해서 금방 공급할 수 없는 특징이 있다"고 진단했다.

대규모 할인지원은 일시적인 가격 안정 효과만 가져오는 만큼 물가 폭등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최근 양배추 가격 급등의 경우 비가 많이 온 게 영향을 미쳤는데 비닐하우스 같은 실내 농사가 가격 급등의 대안이 될 것"이라며 "사과의 경우는 우리나라가 열대화가 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정부가 비축 등 대비를 해야 했다. 사과는 1년 이상 비축 가능한 신선과일인 만큼 비축량 확대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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