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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비즈토크<상>] '본색' 드러낸 日·소프트뱅크…네이버, '라인' 지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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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소프트뱅크, 네이버에 '라인야후' 지분 포기 압박
네이버 "모든 가능성 열고 소프트뱅크와 성실히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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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최근 일본 정부의 라인야후 지분 포기 요구에 대해 지분 매각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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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박병립·최승진·박은평·장병문·허주열·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이한림·정소양·이중삼·최문정·최의종·최지혜·이선영·우지수·이라진·서다빈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정소양 기자] 5월 둘째 주에도 따뜻한 날씨로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들뜬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경제계에서는 한 주 동안 다양한 소식이 끊기지 않았습니다. 그중에서도 IT업계에서는 최근 일본 정부와 소프트뱅크가 네이버를 상대로 '라인야후' 지분을 포기할 것을 압박하고 나서면서 세간의 주목을 끌었는데요. 일본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네이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조선업계에서는 국내 특수선 양강 업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는 모양새입니다.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 KDDX 개념설계 자료 등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HD현대중공업 직원 사건에 대해 한화오션이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는데요. 고발에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맞고소로 대응하면서 소송전으로 확전하고 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힌 HD현대마린솔루션이 지난주 증시 데뷔전을 치렀는데요. 청약 단계부터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은 만큼 상장 첫날 주가도 빨간불을 켜면서 주주들을 웃게 했습니다.

◆ 압박 몰린 네이버 "라인 지분매각 등 모든 가능성 고려 중"

-가장 먼저 IT업계의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최근 일본 정부와 소프트뱅크가 네이버를 상대로 '라인야후' 지분을 포기할 것을 압박하고 있는데요. 사건의 전말을 간략히 설명해 주시죠.

-이번 라인야후 사태의 시발점은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메신저 서비스 라인은 일본 현지 월간활성이용자(MAU)가 9600만명에 이르는 '국민 메신저'인데요. 이런 라인에서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약 51만9000건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유출은 라인과 네이버클라우드가 공동으로 업무를 일부를 위탁했던 기업이 공격을 받으며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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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6월 일본에 출시한 메신저 서비스 '라인'은 월간 현지 이용자 약 1억명이 이용하는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했다. /라인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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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이 단순한 메신저 서비스를 넘어서 간편결제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동되는 만큼, 일본 현지에서는 큰 사건이었겠군요. 그런데 일본 정부가 라인을 향해 '탈 네이버'를 요구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일본 정부는 이번 정보 유출 사태가 라인야후가 한국 기업인 네이버와 지나치게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생긴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라인야후를 대상으로 행정 지도에 나섰는데요. 이 과정에서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와 시스템을 분리할 것' 등을 강조했습니다.

-네이버는 사업 초창기부터 일본 시장에 굉장히 공을 들였는데요. 그 핵심이 2011년 6월 출시한 라인이었습니다. 라인은 일본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며 정부에서도 공공 정보를 알리는 데 적극 활용할 정도로 일종의 인프라로 자리 잡았습니다.

-네이버는 라인을 중심으로 2019년에는 야후 재팬 등을 보유한 일본 최대 ICT 기업인 소프트뱅크와 협업에 나섰는데요. 그 일환으로 2020년 합작법인 'A홀딩스'가 출범합니다. A홀딩스의 지분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씩 나눠가졌습니다. A홀딩스 산하에는 라인야후를 뒀습니다. 당연히 라인야후의 최대 주주는 지분 64.5%를 갖고 있는 A홀딩스입니다. 네이버는 라인 경영에서 손을 뗀 상황이지만, A홀딩스를 통해 라인 지배력을 유지하는 상황입니다.

-여러모로 라인은 네이버의 일본시장, 나아가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의 핵심 기지로 보이는데요. 일본 현지에서 정부의 압박에 '네이버 지우기'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지요?

-네이버의 동업자 소프트뱅크는 일본 정부를 등에 업고 본격적인 지분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라인야후는 지난 8일 이사회를 통해 신중호 라인야후 최고제품책임자(CPO)의 퇴임을 의결했다. 신 CPO는 2011년 라인 출시 당시부터 핵심 역할을 맡아와 '라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자, 회사의 유일한 한국인 이사입니다. 더욱이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사장은 "대주주인 네이버에 자본 변경을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프트뱅크 역시 지난 9일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라인야후 자본 변경안을 두고 네이버와 논의하고 있다"며 "7월 초까지 협상을 타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네이버가 '사면초가'에 몰리는 상황입니다. 자칫 잘못하다간 모바일 볼모지 일본에서 선제적으로 수요를 파악해 애지중지 키워 온 핵심 플랫폼 라인을 뺏길 위기인데요. 네이버와 우리 정부의 반응은 어떤가요?

-사실 국가가 나서서 개별 기업의 지분 구조에 대해 의견을 여러 차례 피력하는 일이 굉장히 이례적인 상황입니다. 일반 기업이 국가의 의견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고요. 네이버는 오랜 침묵 끝에 지난 10일 첫 공식 입장을 냈습니다.

-네이버는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회사에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성실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결론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상세한 사항을 공개할 수 없다며 향후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해 공유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동안 라인야후 사태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만을 피력했던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역시 뒤늦게 사태 진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과기정통부 역시 지난 10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일본 정부는 행정지도에 지분을 매각하라는 표현이 없다고 확인했지만, 우리 기업에게 지분매각 압박으로 인식되고 있는 점에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네이버를 포함한 우리 기업이 해외 사업, 해외 투자와 관련해 어떠한 불합리한 처분도 받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확고한 입장"이라며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와 우리 기업의 의사에 반하는 부당한 조치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본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네이버가 힘겨운 결정을 앞두고 있는데요. 네이버가 이번 위기를 잘 넘기고, 글로벌 IT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성장 동력을 지켜낼 수 있기를 응원하며 지켜봐야겠습니다.

☞<하>편에서 계속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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