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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위 확산
━미국 대학가에서 이른바 '친팔 시위'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대학과 경찰 대응 수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시카고대에선 경찰이 투입돼 농성장 텐트 등을 철거했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에선 경찰과 시위대간 무력충돌이 발생했습니다.
시카고와 텍사스주 오스틴, 오리건주 살렘, 워싱턴주 등에선 18세 미만 고등학생들이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평화 시위를 주장해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위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7일)]
"75년도 아니고 7개월 반이 지났는데 사람들은 이미 잊어버렸습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에서 벌인 끔찍한 테러를 잊어버렸습니다. 미국 내 어떤 캠퍼스에서도 반유대주의, 혐오 발언, 어떤 종류의 폭력적인 위협도 있을 수 없습니다"
다만 이스라엘을 향해선 무기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첫 공식 발언을 내놓으며 압박에 나섰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9일, CNN)]
"만약 그들(이스라엘)이 아직은 라파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들어간다면, 라파와 도시를 위해 역사적으로 사용해온 무기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경고에 이스라엘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으면서 전쟁을 계속하겠단 뜻을 내비쳤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성명에서 "이미 말했듯 필요하다면 우리는 손톱만 가지고도 싸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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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반유대주의 시위"라는데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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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대주의'
유대인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일컫는 말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많은 대학이 반유대주의 시위로 공격받는다"고 했습니다.
정말 시위대는 유대인을 향해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을까.
중동전문가는 반유대주의와는 거리가 있다고 말합니다.
[백승훈/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
"케임브리지라든지 유럽에 퍼져나가는 대학 각 대학교에서 지금 이스라엘 시위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거든요. 근데 이런 것들을 반유대주의라고 얘기할 수 없죠."
그렇다면 또 다른 개념, '반시온주의'로는 볼 수 있을까.
반시온주의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래 이어진 유대인 국가 건설 반대 운동을 말합니다.
현 대학가 친팔 시위는 이스라엘 국가 건설로 인해 파생된 문제, 현재 전쟁 상황에 반대합니다.
사실상 '반시온주의'라고 볼 수 있긴 하지만, 국가 건설 자체 보다는 어린이를 포함한 수많은 민간인 학살을 우려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또 이스라엘 국가 건설이나 이스라엘 행보에 반대는 하는 반시온주의면서 반유대주의는 아닐 수 있습니다.
이 시위에 유대인들조차 찬성의 목소리를 내는 이유입니다.
따라서 '반전 시위'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박현도/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이번 시위의 가장 궁극적인 목적이자 최상의 목표치는 전쟁을 멈추는 거다. 반시온주의다 반유대주의라고 그러는데 그거는 일단 부차적인 문제고 반전이라고 보고요. 그리고 반유대주의는 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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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하마스 협상 무산, 이대로 끝?
━이집트 카이로에서 진행되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협상은 결국 무산됐습니다.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할 거란 우려에 15만명의 주민이 라파를 떠난 것으로 전해집니다.
[베냐민 네타냐후(10일, 미국TV '닥터 필 쇼']
그들은 그들 자신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고 민간인을 찾아 목표로 삼고 민간인에게 숨어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를 표적으로 삼고 그들 뒤에 숨어 있습니다. 그것은 이중 전쟁 범죄입니다.
미국은 정밀폭탄 판매 관련한 정부 승인을 보류하고, 폭탄 선적을 일시 중단하는 등 압박에 나섰지만,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현도/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해법은 미국이 강력하게 나와서 이스라엘을 멈춰야 되죠. 가장 중요한 역할은 미국인데 그러한 역할을 궁극적으로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으로 잃은 게 너무 많아요. 그동안에는 이스라엘을 희생자 입장에서 세상이 바라봐줬었는데 이제는 가해자 입장에서 보거든요"
[백승훈/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
"국제사회가 그렇게 푸시를 하는 게 좀 필요한데 지금 상황에서는 유엔 안보리나 라파를 공격했을 경우 국제사법재판소 등에서 기소를 하고 이런 쪽으로 압박을 하겠죠. 문제는 과연 미국이 그 정도까지 이렇게 이스라엘을 몰아붙일까는 이제 지켜봐야 되겠죠."
한편 우리나라 시민단체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 7명을 전쟁범죄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서울대와 연세대 대학생들도 팔레스타인 관련 단체와 함께 기자회견 등을 열고 연대의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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