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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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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날리는 유럽, 증시도 활짝…영국 닷새 연속 최고가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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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2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시민들이 강변에서 햇빛을 쬐고 있다./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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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보다 유럽이 먼저 기준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단 기대감이 시장을 밀어올리면서다. 미국이 고금리 장기화를 경고한 가운데 올해엔 유럽이 통화정책 완화를 이끌면서 시장 상승을 주도할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전일 대비 0.33% 오른 8381.35로 거래를 마치며 닷새 연속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범유럽지수인 유로스톡스600지수도 전일 대비 0.19% 상승한 516.77로 나흘째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유럽 각국이 잇따라 금리 인하 시동을 걸자 투자자들은 유럽에서 소비자 지출과 기업 투자가 늘고 통화가치가 하락해 수출 기업들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키우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유럽에선 지난 3월 스위스가 금리 인하 문을 열어젖힌 이후 체코, 헝가리 등이 뒤를 이었다. 스웨덴도 지난 8일 8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영란은행은 9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8월 안에 금리 인하에 돌입할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유럽중앙은행(ECB)은 6월 금리 인하를 거듭 예고한 상태다.

반면 미국은 끈질긴 인플레이션에 발목 잡혀 금리 인하에 나서지 못하는 처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위원들의 고금리 장기화 경고도 잇따른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7일 "현재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는 디스인플레이션이 계속되는지 명확해질 때까지 장기간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라며,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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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유로스톡스600지수 추이/사진=C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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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경제 규모나 시장 영향력이 가장 큰 미국이 통화정책 방향을 주도하지만 이번엔 금리 인하는 유럽이 앞서가는 모양새를 띠면서 전문가들은 올해엔 유럽이 글로벌 시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스위스 롬바르드오디에르자산운용의 플로리안 이엘포 거시정책 애널리스트는 로이터를 통해 "유럽의 피벗이 시작됐다"면서 올해 유럽과 영국 증시 전망을 낙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후 미국 증시가 랠리를 이끌었다면 올해엔 유럽이 상당한 시장 지배력을 뽐낼 수 있으리란 전망이다.

실제로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식으면서 최근 유럽 증시 상승률은 미국을 상회하고 있다. 유로스톡스600지수는 3월 이후 4.48%, 영국 FTSE100지수는 9.85% 각각 상승해 S&P500지수의 2.31% 상승률을 웃돈다.

성장률 측면에선 미국이 올해 2.5% 성장이 예상돼 유로존의 0.5%나 영국의 0.4%를 웃돌 것으로 보이지만, 성장 모멘텀 측면에서 보면 유럽이 낫다는 평가도 나온다. JP모건자산운용의 휴 김버 시장 전략가는 "미국 경제는 강한 출발 후 냉각되는 상황이지만 유럽은 약하게 시작했다가 가속하는 추세"라며 유럽 기업의 실적 전망이 강화돼 시장엔 호재로 작용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유럽의 피봇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부채질할 위험도 거론된다. 롬바르드의 이엘포 애널리스트는 영란은행과 ECB 등이 너무 성급하게 비둘기를 날린 걸 후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로 강달러가 이어지면 달러로 사들이는 원자재와 상품 가격이 비싸져 인플레이션이 심화할 수 있다. ECB 정책위원 26명 중 하나인 가브리엘 마크루프 아일랜드 중앙은행 총재 역시 최근 정책 결정과 관련해 "우리는 미국에서 일어나는 일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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