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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물가와 GDP

“중요한 건 경제” 尹…물가 안정, 감세 의지 다졌다 [대통령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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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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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9일 기자회견에서 경제 성과를 강조하면서도 “국민이 체감하지 못했다”며 한발 물러섰다. 다만 감세(減稅) 기조를 유지하며 물가 관리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하는 등 기존 경제 운용 방향을 강화할 것을 예고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앞서 20분간 발표한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건전 재정’ 기조 정착과 규제 혁파, 부동산 시장 정상화, 경제 외교, 수출 촉진 등을 정부 출범 후 2년간 경제 성과로 제시했다.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민 여러분의 삶을 바꾸는 데 힘과 노력이 많이 부족했다”며 “앞으로 3년, 더 세심하게 민생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72분간 이어진 기자단과 질의응답은 정치 분야가 25분으로 가장 길었다. 경제 분야 질의응답에는 추가 질문까지 포함해 20여분가량을 할애했다. 사회(14분)·외교안보(12분) 분야보다 시간을 더 썼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의 원인에 대해 “결국 중요한 것은 경제”라며 정부의 경제 대책이 부족했다고 시인했다.

경제 분야에서 남은 임기 가장 중점을 둘 분야로 ‘물가 대응’을 꼽았다. 윤 대통령은 “경제 지표 관리 1순위에 물가를 두고 있다”며 “모든 수단을 강구해 장바구니 물가와 외식 물가를 잡는데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고(高)물가 대응 수단으로 기존 할인 지원과 할당 관세 등을 활용하면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물가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데 비해 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할인 지원의 경우 단기 대책에 불과한 데다 기업이 지원에 상응하는 만큼 가격을 내리지 않을 수 있다. 이미 수입 농산물 대부분을 무관세(관세 0%)나 낮은 관세율로 들여오고 있는 만큼 할당 관세 효과도 논란이 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할인을 지원하거나 할당 관세를 확대하는 건 근본적인 물가 대책이 될 수 없을뿐더러 재정 상황만 악화할 수 있다”며 “고비용 유통구조 개선이나 수입 확대 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는 한편, 고물가 충격을 가장 크게 받는 서민층을 위한 복지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감세 기조를 이어갈 것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을 중심으로 한 ‘부자 감세’ 주장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시장 질서를 왜곡했다”며 “부자 감세가 아니라 시장을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방침에 대해선 “금투세를 폐지하지 않는다면 우리 증시에서 엄청난 자금이 이탈할 것”이라며 야당에 협조를 요청했다. 반도체 산업 지원에 대해선 “최대한 세액공제를 하면 보조금이나 다름없다”며 “(보조금 형태가 아니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반도체 산업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기존 경제 운용 대책을 이어갈 전망인 만큼 최근 수출 호조에 따른 경제성장률 증가가 내수 활성화 등으로 이어지도록 하고, 국회 협조가 필요한 각종 경제 법안에서 야당과 협치하고,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상황에서 가계부채 등 위기가 확산하지 않도록 대응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 지표가 나아졌는데도 민생이 체감하지 못한다면 대기업과 반도체·자동차에 편중한 산업 구조를 바꿔야 할 시점”이라며 “임기 중반에 접어들며 경제 운용에 힘을 줄 수 있는 마지막 시점인 만큼 노동·교육·연금 개혁과 함께 산업구조 개편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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