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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거제 조선소 폭발·화재 원인은 '작업 혼재' 추정…예방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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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혼재 사망자 증가세…작업시간 조정, 화학·인화성 물질 취급 시 공간 확인 필요

연합뉴스

거제 조선소 선박 화재로 35명 대피…11명 중경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창원=연합뉴스) 정종호 기자 = 최근 경남 거제시 한 조선소 선박 수리 작업 중 일어난 폭발·화재로 중상을 입은 작업자 2명이 치료 중 숨진 사고의 원인이 '작업 혼재'로 추정되면서 관련 재해 예방에 주의가 필요하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지난달 27일 거제시 사등면 한 조선소에서 발생한 폭발·화재의 원인을 작업 혼재로 추정한다고 9일 밝혔다.

사고 당시 수리가 필요한 선박 엔진룸에서 시너로 기름기를 세척하는 작업이 이뤄지던 중 알 수 없는 폭발과 함께 불이 나 11명이 중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2명은 치료 중 끝내 숨졌다.

민주노총은 한 공간에서 인화성 물질을 다루면서 용접을 하는 등 여러 작업을 동시에 하는 작업 혼재로 용접 불똥이 튀면서 폭발·화재로 이어졌다고 본다.

실제 인화성 물질인 시너로 세척 작업을 하던 사고 현장 인근에서는 용접작업도 이뤄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고용노동부는 이번 폭발·화재 점화원이 용접 작업 중 발생한 불똥이었는지, 작업 혼재가 직접적인 사고 원인이었는지 등은 아직 조사 중이다.

작업 혼재는 자칫 대형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재해 사례가 많고, 빈도도 잦은 편이다.

2020년 38명의 근로자가 목숨을 잃은 경기 이천 물류창고 건설 현장 화재 참사 당시 현장에는 우레탄폼 작업과 화물 엘리베이터 설치를 위한 용접 작업이 동시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안전보건공단 발간자료인 '혼재작업(작업 혼재)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재해 유형과 예방대책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작업 혼재 사고 사망자 수는 2016년 77명, 2017년 66명, 2018년 72명, 2019년 85명, 2020년 126명을 기록해 전체적으로 다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체 업무상 사고 사망자 대비 작업 혼재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6.8%였던 2017년 이후 2018년 7.4%, 2019년 9.9%, 2020년 14.3%로 매년 증가했다.

연합뉴스

2016년∼2020년 업무상 사고사망자 수 대비 작업 혼재 비율
[고용노동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연구에 따르면 작업 혼재로 인한 사고 유형은 화재·폭발, 기계·설비에 끼임 및 맞음, 차량계 운반기계·건설기계·양중기 충돌, 기계·기구·적재물의 넘어짐 및 무너짐, 근로자 추락, 토사·구축물·구조물 붕괴, 산소결핍·유해가스 질식 및 중독, 물체에 맞음 등 크게 8가지다.

고용노동부는 이러한 작업 혼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작업 시간 조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도급인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작업 시기와 내용, 안전·보건 조치 등을 확인해야 한다"며 "작업시간 조정 등을 통해 위험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면 작업 혼재 위험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작업시간을 조정한다고 위험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화학·인화성 물질 등을 다루는 작업을 할 때 다른 유형의 작업 시간을 조정한다고 하더라도 폭발·화재나 질식·중독 사고 위험 있는 공간에서 재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선행 작업 후 작업장 내 가연성 가스 발생·유무 등을 확인한 뒤 발화 우려가 없다고 판단될 때 다른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jjh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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