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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관련 입장발표를 마친 후 당사를 나서고 있다.(공동취재) 2024.04.11. /사진=뉴시스 /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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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당초 '6월 말 7월 초'가 아닌 8월 이후에 열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동훈 등판설이 힘을 받고 있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SBS 라디오에서 당초 6월 말 7월 초로 예상됐던 전당대회 예상 개최 시점에 대해 "무리하지 말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달 이상은 늦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헌당규상 필요한 최소 시간이 40일이다. 6월 말이면 5월 20일부터는 해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어렵다"며 "원내대표 선출 자체가 늦어지고 있다. 룰 확정 문제나 후보들이 준비하는 기간도 줘야 한다"고 했다. 황 위원장은 같은 날 채널A, TV조선 등 인터뷰에서 아예 8월 전당대회 개최를 공식화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이 8월에 전당대회를 하니 그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다.
황 위원장은 한 전 위원장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선 "아깝고 소중한 인재이니 본인이 판단할 것"이라며 "대권주자가 대표가 될 땐 신랄한 비판을 미리 받아야 할 것이라 그것도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당 안팎에선 황 위원장이 사실상 한 전 위원장에게 길을 열어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2일 대구 달성군 대구교도소에서 열린 이전 개청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4.05.02.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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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황 위원장을 향해 "전당대회 관리위원장에 불과한 이번 비대위원장은 그냥 조속히 전당대회를 열어 당권을 넘겨주고 나가면 되는데 무슨 당대표나 된 듯 새롭게 비대위원 임명하고 당대표 행세 하면서 전당대회를 연기하려고 하나"라고 지적했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다음날인 지난달 11일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다만 "어디서 뭘 하든지 나라를 걱정하며 살겠다"며 정치의 뜻을 접지 않겠다고 했다. 당초 정치권에선 한 전 위원장이 대선 전 재기를 노리더라도 한동안은 휴지기를 가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2026년 지방선거를 계기로 움직일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그러나 약 한 달이 지난 현재 분위기는 달라졌다. 한 전 위원장이 당장 다음 전당대회 때 등판할 조건이 마련됐다는 의견이 많다. 일단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총선 후 20%대로 급락하는 등 보수 지지층 내에서조차 윤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낮아졌단 점이 크다.
한 전 위원장은 선거 과정에서 이종섭 전 호주대사 등 이슈 대응 등을 놓고 수차례 윤 대통령과 부딪히며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총선 참패 후에도 여당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불안한 보수 지지층이 '한동훈 팬덤' 중심으로 결집, 한 전 위원장을 불러내는 모양새다. 여기에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연일 총선 패배의 원인을 한 전 위원장에게 돌리고 '대통령 배신' 프레임을 씌우면서 한 전 위원장 등판의 명분을 제공했단 분석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신임 민정수석비서관에 인선 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김주현 신임 민정수석, 이도운 홍보수석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2024.5.7/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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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선거를 뛴 후보와 당선인 등 사이에선 이번 총선 패배는 '정권심판론' 때문으로, 그 책임이 한 전 위원장보다는 윤 대통령에게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점도 한 전 위원장의 조기 등판을 부추기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윤 대통령이 보수층 내에서도 급격히 지지 기반을 잃고 있는 상황이라 한 전 위원장의 전대 출마는 상수가 됐다고 본다"며 "보수 입장에선 지방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당을 재건하기 위해 대안을 내세워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한동훈 말고는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보수층의 위기감이 심한 상황"이라며 "나경원의 경우 '나-이(나경원-이철규) 연대 때문에 손해를 봤다. 한동훈이 등판하면 나경원은 전대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검찰이 김건희 여사 수사에 나서는 것은 약속대련이 아닐 수 있다. 검찰이 권력의 냄새를 기막히게 알아차리는데, 그만큼 윤 대통령의 힘이 급격하게 떨어진다면 한동훈 등판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며 "한동훈은 보수에서 팬덤을 가진 유일한 정치인이란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당초 한동훈의 전대 등판은 맞지 않다고 봤던 이들이 많은데 흐름이 이미 바뀌고 있다"고 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국민의힘 22대 국회의원 지역구 당선인 과반이 TK(대구경북)이기 때문에 원내대표가 추경호 의원으로 결정될 경우 당 대표는 수도권이 유력한데, 결국 나경원과 한동훈 싸움이 될 것"이라며 "친윤 인사들은 한동훈을 비토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점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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