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에 연대하기 위해 모인 연세대 유학생 등 약 20명이 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팔레스타인 지지를 호소하며 행진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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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탱크를 투입하며 지상전을 강행하자 8일 연세대 등 국내 대학가에서도 이스라엘 규탄 시위가 벌어졌다. 미국 컬럼비아대를 시작으로 미국 전역 대학가에 반전 시위가 확산한 이후 국내에서 열리는 첫 학생 시위다.
연세대 유학생 등 약 20명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학생회관 앞에서 팔레스타인과의 연대를 나타내는 집회를 열고 “탄압에도 굴하지 않는 미국 대학의 용감한 학생들에게 연대를 보내며 인종학살을 저지르는 이스라엘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Free Free Palestine(팔레스타인에 자유를)” “Stop Stop Genocide(인종학살 중단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교정을 행진했다.
미국에서 유학 온 엘리사씨는 행진 전 발언에서 “미국 대학생들은 스스로 항의할 여력이 없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대신해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고 있으나 폭력적인 경찰과 맞닥뜨렸다”면서 “한국 정부가 이스라엘과 경제적·외교적 관계를 단절하라고 촉구하는 우리의 사명에 동참해 주기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시작된 대학생 반전 시위는 미 전역뿐 아니라 세계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 독일, 영국, 아일랜드, 스위스 등 여러 국가에서 가자지구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일부 나라에서는 경찰이 시위 강경 진압에 나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호주 출신으로 이화여대에서 유학 중인 그레이스씨는 “제가 다니는 호주국립대학교(ANU)에서는 캠퍼스 시위대가 시온주의자(유대 민족주의자)들의 맞불 집회와 학생들을 비방하는 언론 기사의 공격을 받았다”며 “시온주의자들과 우파들은 농성 캠프의 최초 조직자인 한 학생을 표적으로 만들어 대학 측에 그를 퇴학시키라는 압력을 넣었고 결국 이 학생은 징계 회의에 참석해야 했다”고 전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재학생 김태양씨(25)는 “연세대 학생들은 학교가 인종학살범들의 피 묻은 손을 잡는 것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연세대는 지난 2019년 수많은 팔레스타인인을 내쫓거나 살해한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에게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수여했고, 한술 더 떠 무기와 전술을 개발한 테크니온 공과대학, 텔아비브 대학 등과 학술교류 협정을 체결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오전 서울대에서도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수박’이 관악캠퍼스 자하연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였다. 연좌 농성에 참여한 팔레스타인 출신 서울대 건축학과 유학생 알라바비디씨(21)는 “이스라엘의 잔인한 점령에서 팔레스타인이 해방될 때까지 저항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남단 ‘마지막 피란처’인 라파를 향해 지상작전을 개시했다. 전쟁 전 인구가 27만5000여명이던 라파에는 전체 가자지구 인구(230만명)의 절반 이상인 140만명이 머물고 있다. 이 가운데 60만명 정도는 어린이로 추산된다.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연세대 학생 행동’ 회원들이 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팔레스타인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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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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