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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스라엘, 탱크 몰고 라파 검문소 점령…시가전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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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쪽 도시 라파 검문소 팔레스타인 지역에 진입한 이스라엘군 탱크. 이스라엘군은 밤샘작전으로 이곳 검문소를 점령했다. 이날 작전은 이스라엘의 라파 민간인 대피령이 발령된 지 수시간 만에 이뤄졌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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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마지막 피란처’로 불리는 라파에 대한 공세를 시작한 이스라엘 지상군이 밤샘 작전 끝에 7일 라파 검문소의 팔레스타인 쪽 구역을 장악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오전 라파 동부 지역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린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전투기 공습을 감행한 데 이어 탱크로 국경을 넘었다.

로이터통신과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은 이날 오전 이스라엘 제401 기갑여단이 가자지구 라파 검문소를 점령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밤샘 작전을 통해 약 20명의 무장괴한을 사살하고, 지하 갱도 3곳을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거점에 대한 ‘표적 공격’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스라엘군 전투기가 라파 근처 테러리스트 시설 50곳 이상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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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라파 지역에 머물던 피란민들이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라파 공격이 재개되자 서둘러 대피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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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점령한 라파 검문소는 가자지구 남부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다. 전쟁 초기 초토화된 가자 북부 등을 떠난 피란민이 밀집해 있다. 이집트, 이스라엘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라파는 국제사회가 가자지구에 구호물자를 지원하는 주요 관문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은 라파에 하마스 수뇌부가 은신하고 있다고 본다. 외신은 이스라엘군이 ‘제한적 지상전’을 벌여 이곳만을 장악함으로써, 라파에 은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하마스의 퇴로를 막는 동시에 본격적인 시가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앞서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 탱크와 병력이 이날 새벽 라파를 향해 진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익명의 이집트 당국자는 이스라엘군이 이집트와 라파의 국경 약 200m 거리까지 접근했다고 말했다. 이집트 국영 알카헤라TV가 국경 밖에서 라파를 촬영한 영상에는 이날 오전 1시33분쯤 총성과 폭발음이 담겼다. 해당 영상에는 탱크와 헬리콥터 드론이 움직이는 소리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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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라파에선 피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전날 새벽 라파 동부의 민간인에게 가자 북부의 칸유니스나 북서부 해안도시 알마와시에 마련된 인도주의 구역으로 대피하라고 명령했다. 몇 시간 뒤 전투기 공습에 이어 탱크까지 진입하자 공황상태에 빠진 주민들이 픽업트럭, 당나귀, 수레, 자전거 등에 몸을 싣거나 도보로 길을 나섰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AP통신에 “민간인 대피령은 하마스 파괴를 위한 계획의 일부”라며 라파 진군을 위한 예비 절차임을 분명히 했다.

이스라엘군의 이번 ‘제한적 지상전’은 하마스가 이집트·카타르가 제시한 휴전안을 수용한다고 통보한 직후 이뤄졌다. 하마스가 수용한 휴전안에는 이스라엘 측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교환,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이집트·카타르·유엔 등의 감독 아래 3~5년에 걸쳐 가자지구 재건 계획을 이행한다는 내용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해제 등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최신 휴전 제안은 이스라엘의 필수 요구 사항과 거리가 멀다”며 거부했다. 이스라엘 전시내각은 “인질 석방을 포함한 전쟁 목표 달성을 위해 하마스에 군사적 압박을 지속하고 라파 공격을 계속하기로 만장일치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휴전 협상은 계속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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