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 점령한 이스라엘 중간급 관리, 곧 카이로 파견해
"신뢰할 수 있는 협상이었다면 좀 더 고위직이 갔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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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중간급 관리들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을 위해 앞으로 수 시간 이내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고위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고위 관리가 아닌 중간급 관리를 파견했다는 점에서 단시간에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고위 관리는 “이번 대표단은 중간급 사절로 구성됐다”며 “신뢰할 수 있는 협상이었다면 국가 정보기관인 모사드와 신베트의 고위 관리가 대표단을 이끌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대표단의 카이로 방문은 이날을 넘기기 전 이뤄질 전망이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피란민 약 140만 명이 모여있는 가자지구 최남단인 라파 동부를 연이어 공습했다. 그리고 라파 국경의 팔레스타인 쪽 출입구를 점거해 통제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장악한 곳은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유일한 통로이자 인도주의적 원조를 위한 주요 관문이다. 팔레스타인 측 국경관리국의 와엘 아부 오마르 대변인은 “가자지구로의 이동과 원조 물품의 반입이 완전히 중단됐다”고 말했다. 라파 출입구를 관리해온 이집트 역시 7일 이스라엘군의 점령에 대해 “100만 여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전쟁 확대”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가자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인 54명이 사망하고 96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번 공습은 6일 이스라엘 전시내각이 회의를 통해 하마스에 군사적 압력을 가하는 라파 작전을 계속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게다가 하마스가 이집트와 카타르가 제시한 가자지구 휴전안을 수용한 직후 이뤄졌다. 이에 하마스는 성명을 내고 “이번 작전이 휴전 노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고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가 휴전을 수용한 것에 오히려 의도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관리는 로이터에 “이스라엘이 라파 공격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자 하마스가 서둘러 휴전 수용안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어 이번 휴전안에는 이스라엘이 동의하지 않은 조항들이 대거 삽입됐다는 입장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하마스가 수용하기로 한 휴전안의 핵심은 ‘지속 가능한 평온’(sustainable calm)이다. 이 용어에 대해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은 모두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영구 휴전’에 대해 생각이 다른 양측이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말이다. NYT에 따르면 이 휴전안 문구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앞서 제시했던 원래 협상에서 일부 수정됐으며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완전 철수’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구 휴전에 대해 일관되게 반대 입장을 견지해왔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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