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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프랑스 ‘올림픽 휴전’ 공동제안…시진핑, 세르비아에서는 25년 전 나토 폭격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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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6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과 프랑스 양국 정상이 2024 파리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을 포함해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전쟁을 중단하자고 제안했다. 통상 갈등과 관련해 두 정상은 양국이 “경제·무역의 핵심 파트너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6일 오후(현지시간) 정상회담 뒤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책임지는 대국으로 중국은 프랑스와 함께 오는 7~8월 파리올림픽 대회 기간 전 세계에서 모든 적대행위를 중지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과 러시아 간 오랜 관계를 존중한다”며 “이 복잡한 역사를 고려할 때 중국이 대러 무기 판매나 원조를 자제하고, 군사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이중 용도 물품과 기술의 수출을 엄격히 통제하겠다는 약속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대러 외교에서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마크롱 대통령이 밀고 있는 의제인 ‘올림픽 휴전’에는 동의했지만 중·러 관계를 둘러싼 압박은 ‘신냉전을 부추기는 행위’로 규정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중립 입장을 재차 밝혔다.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용해 제3국을 비방하거나 ‘신냉전’을 부추기는 데 반대한다”며 “우리는 적절한 시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함께 인정하고 동등하게 참여하며 균형 잡힌 논의를 가능하게 할 국제 평화회의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오는 6월 스위스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평화 회의에 불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제안으로 열리는 국제회의이며 푸틴 대통령은 불참을 선언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 갈등에 대해선 “무역 문제의 정치화, 이데올로기화, 범세계화에 반대한다”며 양자가 서로 “경제, 무역 협력의 핵심 파트너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더 많은 고품질 프랑스 제품을 수입하고 ‘프랑스 농장에서 중국 식탁까지’ 메커니즘을 촉진하길 희망한다”면서 “프랑스가 더 많은 첨단 및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국에 수출하길 바란다”고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EU의 무역 정책은 긴장을 조성하려는 의지가 아니다”라고 화답하면서 첨단 기술 기업을 포함해 더 많은 중국 기업이 프랑스에 투자하고 협력하는 것을 환영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코냑 문제에 대한 시 주석의 열린 태도에 감사하다”고도 했다.

중국은 올해 초 프랑스산 코냑을 포함해 EU가 원산지인 수입 브랜디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는데, 해당 조사를 마무리하기 전까지 코냑에 세금이나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제궁은 마크롱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전달한 선물에 유명 코냑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유럽 3개국을 순방 중인 시 주석은 7일 마크롱 대통령의 외할머니가 2013년까지 거주했던 남부 오트피레네의 별장으로 이동해 함께 점심식사를 한 뒤 세르비아로 이동했다. 이날은 1999년 유고슬라비아 내전에 개입하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중국대사관 오폭 사건이 발생한 지 25주년이 되는 날이다. 미국은 오폭이라고 주장했으며 당시 폭격으로 중국인 3명과 세르비아인 14명이 사망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유고 연방에서 독립한 세르비아와 중국이 지난 세기 험난한 국가건설과정을 거쳤다는 공통점을 언급하면서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화하든 중국과 세르비아는 진실한 친구이자 좋은 파트너로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토의 중국대사관 폭격 사건을 언급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세르비아가 EU에 이어 두 번째로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국가이다. 세르비아는 EU 가입을 신청했지만 코소보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EU의 대러 제재에도 동조하지 않고 있다. 알렉산드르 부치지 대통령은 전날 TV 인터뷰에서 “중국은 세르비아가 국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최고의 파트너”라며 양국 관계를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끌어올릴 때라고 말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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