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구글 점유율 5년 9개월만 최저
MS 검색엔진 ‘빙’ AI로 공세 본격
국내 시장 네이버·구글 경쟁 심화
향후 AI서비스 접목, 승부처 될 것
구글 검색 서비스 화면 [게티이미지뱅크] |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전 세계 검색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전 세계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이 5년 9개월 만에 최하로 떨어지며, 수십년 동안 깨지지 않았던 ‘구글 천하’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플랫폼 서비스의 특성상 한 번 주도권을 잡은 선두 기업의 지배력을 흔들기란 좀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굳건했던 구글의 영향력을 뒤흔들 만큼, AI 기술이 검색 시장의 경쟁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균열 생기는 구글 천하...MS, AI로 맹추격=7일 전세계 웹 트래픽 분석 사이트 스탯카운터(StatCounter)에 따르면, 4월 기준 구글의 전 세계 검색 시장 점유율은 90.91%로 집계됐다. 구글의 시장 점유율이 91% 미만으로 떨어져 90%대를 기록한 것은 2018년 8월 이후 5년 9개월 만이다.
이는 1년 전(92.82%)에 비해 약 2%포인트(1.9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올해 3월(91.38%)에 비해서도 0.47%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최근 12개월간 점유율이 가장 높았던 지난해 5월(93.11%)과 비교하면 2.20%포인트 떨어졌다.
구글의 지배력을 흔든 곳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검색 엔진 ‘빙’이다. 빙의 4월 점유율은 3.64%로 1년 전(2.76%)에 비해 1% 포인트 가까이 올라갔다.
미국 검색 시장에서 점유율 변화는 더 두드러진다. 구글의 4월 점유율은 86.58%로 1년 전(88.88%) 대비 2.3%포인트 떨어졌다.
구글의 하락분은 대부분 빙이 흡수했다. 빙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6.43%에서 8.24%로 2%포인트 올라가며 10%에 육박하고 있다.
구글의 전 세계 점유율이 여전히 90% 이상의 지배력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점유율 하락세는 시장의 판도 변화를 시사하는 매우 이례적인 신호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플랫폼 사업 특성상, 이미 막강한 주도권을 잡은 선두 사업자가 있는 한, 단 1~2%의 점유율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조차 쉽지 않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구글의 독주 무대인 검색 시장을 흔들 수 있었던 것은 MS의 AI 기술이다. MS는 오픈AI의 챗GPT 등장 이후 발 빠르게 이를 검색 엔진에 접목하면서 구글이 지배하고 있는 검색 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미국 IT전문 매체 쿼츠는 “매주 1억명 이상이 챗GPT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구글에 의존하는 사람이 줄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AI가 검색 결과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부상하면서, AI 기술 완성도에 따라 향후 검색 시장의 점유율 변화가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CUE):’ 예시 화면 [네이버 캡처] |
▶한국 검색 시장, 네이버·구글 자리 싸움 심화...승부처는 AI= 한국의 검색 시장에서도 결국 AI의 서비스 접목이 향후 주도권 싸움의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이례적으로 구글이 아닌 네이버가 검색 시장 1위를 수십년 동안 지켜오고 있는 시장이다.
한국 시장 역시 구글과 네이버의 점유율 변화가 더욱 요동치고 있는 상태다.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4월 네이버의 국내 검색 점유율은 56.18%다. 구글은 35.76%, 다음은 3.72%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지난해 12월 자사 검색창에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큐:’를 도입한 후, 점유율이 60% 이상으로 치솟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한국 검색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 60.01% ▷구글 29.1% ▷다음 4.42%의 순이었다.
AI가 검색 시장의 핵심 기술로 부상하면서 네이버·구글 모두 검색 서비스에 AI 기술을 접목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 경쟁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네이버는 AI 검색 서비스 큐: 도입 외에도 이용자의 취향, 소비 이력, 의도 등에 따라 검색 결과를 맞춤형으로 묶어서 제공하는 ‘스마트 블록’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구글은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를 크롬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주소창에서 명령어만 입력하면 제미나이가 실행되는 식이다. 구글은 지난해 11월에는 생성형 AI를 적용한 검색 기능 ‘SGE’의 한국어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검색창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화면 생성형 AI가 도출한 검색 결과를 최상단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박세정 기자
sj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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