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터콘티넨털 호텔에서 열린 동포 초청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국회]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2대 국회에서 171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내 국회의장 후보들이 연일 당성(黨性)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김진표 국회의장이 “편파된 역할을 하는 의장은 꼭두각시에 불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의장은 지난 5일 방송된 MBN 인터뷰에서 ‘(민주당) 의장 후보들이 국회의장 역할에 대해 중립적일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물음에 “조금 더 공부하고 우리 의회와 정치 사회의 역사를 보면, 그런 소리를 한 사람 스스로가 부끄러워질 것”이라고 쓴소리했다. 김 의장은 “2002년 정치개혁 때 ‘적어도 국회의장은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해서 국회의장의 당적을 안 갖도록 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만약 한쪽 당적으로 계속 편파된 의장의 역할을 하면 그 의장은 꼭두각시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7일부터 이틀 동안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자 등록을 받아 오는 16일 당선인 총회에서 후보를 뽑는다. 현재 6선 조정식 의원과 추미애 전 장관, 5선 우원식·정성호 의원의 4파전 속에 ‘중립 포기’ 발언이 잇따랐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지난달 25일 “(국회의장이) 협의만 강조해서는 안 된다”(MBC 라디오)고 했고, 추미애 전 장관은 그에 앞서 23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의장은 ‘중립 기어’를 넣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임기 중 비교적 여야 합의 원칙을 중시했다는 평가를 듣는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여야 합의를 중시하는 모습에 “의장이 직권상정을 하지 않고 해외에 나간다. 박병석(전반기 국회의장)·김진표 똑같은 놈들, 진짜 개××들”(박지원 당선인) 같은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요새 너무 성질이 급해졌는지, 아니면 팬덤 정치나 진영 정치의 영향으로 그냥 ‘묻지 마 공격’이 습관화돼서인지 그런 얘기를 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제가 가장 괴로웠을 때가 야당은 다수 의석의 힘으로 협의 없이 일방 처리를 주장하고, 여당은 국회에서 협의할 생각은 안 하고,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권유하겠다는 식의 발언을 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김 의장은 개원을 앞둔 22대 국회에 대해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의 정치를 하지 말고 합리적인 대화와 토론의 정치를 해달라”며 “상대방을 적이 아닌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생각하는 걸로 기본 인식을 바꿔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자기주장만 내세우고 대화와 타협 안 하는 그런 정치가 한국을 멍들게 한다”는 조언도 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