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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김건희 vs 김혜경… 공존 어려운 권력의 배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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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행사 참석한 김혜경, 김건희 여사는 잠행

두 사람 모두 사법리스크, 권력 부침 따라 입장 달라져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는 윤 대통령 당선 이후 ‘해와 달’처럼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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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왼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부인 김혜경 여사.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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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가 대중 앞에 섰던 시기에는 김씨가 모습을 감췄고, 김 여사가 두문불출 하는 시기가 되자 김씨가 공개 행보에 나섰다. 두 사람 모두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가운데 남편의 권력 부침에 따라 한쪽이 나타나면 다른 한쪽은 사라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혜경씨 27개월 만에 공개 활동

김씨는 지난 4일 이 대표와 함께 인천 지역 어린이날 행사인 ‘어린이 놀이 축제’ 등에 참석하며 2년 3개월 만에 공식 일정을 수행했다. 김씨가 지역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사진 찍는 모습은 이 대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 됐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부부가 행사장에 나온 건 대선 끝나고 처음이다. 2년이 훨씬 넘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2021년 8월 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을 앞두고 당 관계자들에게 10만원 가량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금지 위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또 2018년 7월부터 2021년 9월까지 경기도청 법인 카드로 초밥과 소고기, 샌드위치 등을 결제한 의혹(업무상 배임 혐의)으로 검찰이 수사 중이다.

김씨는 대선 이후 4∙10 총선까지 외부 일정을 수행하지 않았지만, 총선 승리 이후 이 대표와 함께 공개석상에서 등장해 활짝 웃는 모습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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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인천 어린이 놀이 축제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김혜경씨. 이재명 대표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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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순방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전국 어린이와 가족 360여명을 청와대 연무관으로 초청해 기념행사를 열었지만, 김 여사는 이 자리에 함께하지 않았다.

인터넷매체 ‘서울의 소리’는 지난해 11월 김 여사가 2022년 9월 최재영 목사로부터 명품백을 건네받는 장면을 몰래 촬영해 공개했고, 올 초 총선 국면에서 해당 논란이 증폭되며 여권에 불리하게 작용하자 김 여사의 잠행이 이어졌다.

◆김건희 여사 취임 초 광폭 행보

윤 대통령의 취임 초기인 2022년 하반기에는 김 여사가 세간의 큰 관심을 받으며 공개 활동을 했고, 김씨는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경찰에 출석할 때만 모습을 드러냈다. 김씨는 2022년 8월23일 경기 수원시 경기남부경찰청에 출두해 5시간 가량 조사를 받고 나오는 모습으로 공개 석상에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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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휴일이었던 2022년 5월28일(토요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 반려견과 함께 방문한 모습. 페이스북 건희사랑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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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는 취임 초 반려견들과 용산 대통령실에 주말 나들이를 나오거나, 권양숙(노무현 전 대통령 배우자)∙이순자(전두환 전 대통령 배우자)∙김정숙(문재인 전 대통령 배우자)∙손명숙(김영삼 전 대통령 배우자) 등 전 영부인들을 차례로 예방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에 국민의힘 4선 이상 중진 국회의원 부인들을 용산 국방컨벤션에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기도 했다.

두 사람이 상반된 행보를 보이는 건 윤 대통령의 정치적 ‘카운터 파트’가 이 대표인 데다 두 배우자 모두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 나경원 22대 국회 당선인이 6일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을 ‘용산 대통령’, 이 대표를 ‘여의도 대통령’에 비유한 것처럼 두 사람이 대한민국 권력을 양분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측의 권력 성쇠에 따라 배우자 사법 리스크에 대한 대응 자신감이 달라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회 절대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김 여사 관련 특검법에 드라이브를 걸며 맹공을 펼치고 있어 김 여사의 잠행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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