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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中 "필리핀 현정부와도 남중국해 합의"…필리핀은 전면부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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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주장에 필리핀 "교활한 음모" 비난…마르코스 "우리는 물대포 사용 안해"

연합뉴스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 발사하는 중국 해경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중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 영유권과 관련한 양국 간 합의에 대해 정반대로 주장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임 필리핀 대통령 시절 맺은 것으로 전해진 합의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진 데 이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취임 이후 합의 여부에 대해서도 양국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6일 현지 매체 인콰이어러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주필리핀 중국대사관은 4일 필리핀군 서부사령부와 중국 당국이 영유권 분쟁 지역인 세컨드 토머스 암초와 관련해 올해 초 새로운 합의를 했다고 주장했다.

중국대사관 측은 "여러 차례 논의 끝에 세컨드 토머스 암초 운영에 대한 '새로운 모델'에 합의했다"며 "국방부 장관, 국가안보 자문관 등 필리핀 군 핵심 관리의 승인을 받았음을 여러 차례 확인했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길버트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전날 성명을 통해 "교활한 음모"라고 비판하며 지난해 7월 이후 군에 중국대사관 측과의 접촉을 불허했다고 밝혔다.

에두아르도 아노 필리핀 국가안보 자문관도 별도 성명에서 "너무 터무니없다"며 "국익을 훼손하는 어떠한 제안에도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말 두테르테 전 대통령 대변인이었던 해리 로케는 전 정권이 중국과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구두로 합의했다고 폭로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필리핀이 필수 물자만 보내고 시설 보수나 건설은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이에 필리핀 정부는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싼 전 정권과 중국의 '이면 거래'에 대해 아는 바 없으며 국익에 반하는 합의가 있었다면 무효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중국은 필리핀과의 '신사협정'은 비밀이 아니었다며 현 정부에도 이를 통보하고 교섭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필리핀의 전 정부뿐 아니라 현 정부와도 남중국해 문제를 다룬 새 합의를 맺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양국의 진실 공방이 확전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한다.

필리핀은 국제상설재판소(PCA)에 소송을 제기, 2016년 중국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얻어냈다.

그러나 중국이 이를 무시하고 영유권을 고집하면서 필리핀 등 주변국과 대립하고 있다.

특히 세컨드 토머스 암초 주변에서 중국 해경선이 필리핀 선박에 물대포 공격을 가하는 등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도 필리핀은 중국 해경선이 필리핀 해경선 2척에 물대포 공격을 가해 1척이 파손됐다고 밝혔다.

필리핀 해경은 당시 중국이 인명 살상도 가능한 고압 물대포를 처음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필리핀 내부에서는 자국 해경선에도 물대포를 장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날 이와 관련해 "남중국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원하는 바가 아니다"라며 물대포 사용 계획이 없다고 취재진에 밝혔다.

그는 "중국을 따라 같은 길을 가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물대포 같은 장비로 누구도 공격할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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