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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어린이날 연휴 제주 980㎜ 비 쏟아졌다…역대급 5월 물벼락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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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5일 오후 5시쯤 전남 순천시 조례동 한 마을에서 빗물로 인해 하수구가 막혔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전남소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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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연휴 동안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1000㎜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양의 봄비가 쏟아졌다. 이번 비는 어버이날인 8일에야 갤 전망이어서 추가 비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5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면서 일부 남해안 지역은 5월 일강수량 기록을 다시 썼다. 전남 광양시와 진도군은 각각 198.6㎜와 112.8㎜의 강수량을 기록하면서 5월 일강수량 극값을 경신했다. 전남 완도(139.9㎜)·순천(154.1㎜)과 경남 남해(242.1㎜)는 5월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제주도에서는 산지를 중심으로 시간당 70㎜가 넘는 물폭탄 수준의 폭우가 쏟아졌다. 제주 삼각봉과 진달래밭 관측소는 연휴 기간에 각각 980㎜와 962.5㎜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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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어린이날 대체공휴일인 6일 오전 항공기 운항이 정상화된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출발장 전광판에 수속 안내가 뜨고 있다. 어린이날 기상악화로 지난 5일 제주공항에서는 항공기 73편이 결항했다. 2024.5.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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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인 봄철 폭우가 쏟아지면서 전국 곳곳에서는 마을이 물에 잠기거나 차량이 침수되는 등 비 피해가 속출했다. 5일 경남 고성군 대가면에서는 한 70대 주민이 폭우로 불어난 물에 휩쓸려 숨진 채 발견됐다. 인천에서도 17건의 호우 피해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제주에서는 강풍까지 불면서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후 6일에 호우 특보와 강풍 특보가 모두 해제되면서 항공기도 정상 운항하고 있다.



강한 남풍 타고 ‘수증기 고속도로’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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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날을 맞은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우산을 쓴 가족 나들이객이 쏟아지는 빗속에 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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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초인데도 마치 장마철처럼 집중호우가 쏟아진 건 비의 연료가 되는 수증기가 남풍을 타고 강하게 유입됐기 때문이다. 한반도가 서해상에서 접근한 저기압과 동쪽에 자리 잡은 고기압 사이에 끼면서 제주·남해안을 관통하는 수증기 고속도로가 뚫린 것이다.

황지영 기상청 기상 예보관은 “동쪽에 고기압이 있는 상황에서 저기압이 (한반도로) 다가오면서 그 사이로 남풍이 강하게 유입돼 비의 강도가 강해졌다”며 “지리산과 제주 산지를 중심으로는 지형적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매우 많은 비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어린이날 연휴에도 중국 중부지방에서 접근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제주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당시 5월 전국 강수량은 191.3㎜로 역대 3위를 기록했다. 이후 1년 만에 찾아온 어린이날 연휴에 5월 폭우가 또 반복된 셈이다.



7일에도 전국 곳곳 비…어버이날에 갤 듯



6일 비의 강도는 약해졌지만,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이번 비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어버이날인 8일 새벽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7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가끔 비가 오겠고, 강원 영동 남부와 남부 지방은 8일 새벽까지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7일 예상 강수량은 서울과 인천은 5㎜ 내외, 전라와 경상권은 5~20㎜다. 여기에 전남 해안과 제주도를 중심으로는 순간풍속 초속 15m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부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

황 예보관은 “이미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상태여서 적은 비에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 피해가 없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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