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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수처, 김계환 조사 이어 이종섭·신범철도 곧 소환[법조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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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선 향하는 '채상병 사건' 수사
특검법 통과 후 '급물살'
대통령실 수사 이어질듯


파이낸셜뉴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지난 4일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외압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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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 수사가 빠르게 '윗선'을 향하고 있다. 다만 '채상병 특검법'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에 따라 공수처 수사의 향방이 갈리게 될 전망이다.

■김계환 사령관 조사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 전날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중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5시간 가까이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달 26일과 29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소환한 데 이어 5일 만에 해병대 최고 지휘관을 소환한 것이다. 김 사령관은 당시 해병대 수사단을 이끌었던 박정훈 대령에게 외압이 가해지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유 관리관과 김 사령관에 이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등 윗선에 대한 소환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당시 국방부 지휘부는 물론 대통령실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대통령실을 향한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채 상병은 지난해 7월 집중호우로 발생한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작전에 채 상병이 안전 장비도 없이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사건 책임자 등에 대한 초동 조사에 나선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를 축소하고 경찰에 넘어간 수사 기록을 다시 회수하도록 하는 등 '윗선'의 외압이 있었다는 것이 이번 의혹의 골자다.

수사의 쟁점은 국방부뿐 아니라 대통령실 연루 여부까지 확대되고 있다.

공수처가 소환한 김 사령관 역시 박 대령에게 'VIP(대통령) 격노설'을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김 사령관이 당시 "국방부에서 경찰 인계 서류에 혐의자와 혐의 내용을 빼라고 한다"며 "VIP가 격노하면서 (이종섭 전) 장관과 통화한 후 이렇게 됐다"고 언급했다는 것이 박 대령의 설명이다.

또 공수처는 국방부가 경찰로부터 해병대 수사 기록을 회수한 전후로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유 관리관이 통화한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소용돌이' 변수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본회의를 통과한 '채상병 특검법'은 변수다. 특검이 시행되면 공수처는 수사를 중단하고 사건 기록을 특검에 넘겨야 한다. 공수처는 특검을 고려하지 않고, 정공법을 택한다는 입장이다.

국회를 통과한 특검법안이 대통령실을 정조준하고 있는 만큼,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국회에 통과된 특검법안 내용을 보면 특검의 수사 대상을 △채 상병 사망 사건 그리고 △이와 관련된 대통령실, 국방부, 해병대 사령부 등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과 이에 관련된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특검의 수사 대상으로 대통령실을 명시하고 있는 만큼, 특검 시행에 따른 대통령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또 법안에는 대통령 자신이 소속되지 않은 교섭단체, 즉 야권에서 추천한 후보자를 특검으로 임명하고, 특검팀 규모를 파견검사 20명, 검사를 제외한 파견 공무원 40명, 3명의 특별검사보, 40명의 특별 수사관 등 최대 104명으로 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는 최대 105명으로 꾸려졌던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과 비견되는 '매머드급 규모'다.

공수처가 특검을 의식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공수처가 최근 유재은 국방부법무관리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등 핵심 피의자를 연달아 소환하며 수사에 속도를 올리는 것이 수사기관으로서 공수처의 역할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해석이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공수처는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무용론'이 제기돼 존폐 여부에 대한 논란에 휩싸여왔다"며 "이목이 집중된 사건을 성과도 내지 못하고 특검에 내주는 것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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