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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전대 룰’ 개정 가능성 열어 놓은 황우여…젊은 보수 ‘첫목회’의 평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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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보수 정체성 확고히, 재창당 넘어선 혁신”

다만 “전대 룰이나 지도체제는 많은 논의 거쳐야”

3040 ‘젊은보수’ 첫목회 “확실한 혁신 집중할 때”

국민의힘 황우여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첫 기자회견을 열고 “재창당 수준을 넘어선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보수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국민이 요구하는 변화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황 위원장의 방침에, 30·40 수도권 출마자 중심의 모임 ‘첫목회(매월 첫째 주 목요일 모임)‘ 구성원들은 “혁신에만 집중할 때“라고 거듭 강조했다. 첫목회를 비롯한 당 쇄신파들이 주장하는 전당대회 경선 규칙 개정과 집단지도체제로의 전환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세계일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첫목회 공부모임 및 내부회의에서 김재섭(왼쪽 두번째) 국민의힘 당선인과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치고 있다. 첫목회는 제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했던 3040세대 인사들의 공부모임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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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재창당 넘어선 혁신…전대 룰은 많은 논의해야”

황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이 됐다 할 때까지 쇄신하겠다”며 “더 많은 국민과 함께할 수 있는 포용의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관리·혁신을 구별하지 않겠다”며 “전당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함은 물론, 민생·당 혁신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15∼19대 국회의원을 지낸 황 위원장은 새누리당 대표와 교육부 장관을 역임한 보수계 원로다.

황 위원장이 이끄는 비대위는 6월 말∼7월 초로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약 2달간 당을 이끈다. 당헌·당규상 정해진 6개월 임기보다 짧은 시간 동안 당을 이끌다 보니 황 위원장의 비대위는 혁신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춘 ‘관리형 비대위’로 점쳐진다. 하지만 이날 황 위원장은 전대 준비에만 한정 짓지 않고 필요한 변화를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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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취임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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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레 신임 비대위의 주요 과제인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규칙 개정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4·10 총선 당시 수도권·험지를 뛴 30·40 출마자들이 모인 첫목회는 전날 현행 ‘당원투표 100%’인 당 대표 경선 규칙을 ‘당원투표 50%·일반 국민여론조사 50%’로 개정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들은 또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투표하는 현행 지도부 선출 체제를, 전당대회 득표 순서대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맡는 ‘집단지도체제’에도 합의했다.

이날 황 위원장은 전대 규칙 개정 관련 “(비상대책)위원회 구성된 다음에 협의해야 한다”며 “모든 의견들은 열린 상태에서 모아서 당헌·당규 개정 요건에 맞추면 발동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첫목회에서 제기한 ‘집단지도체제 전환’에 대해선 “전대 룰이나 지도체제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라 많은 논의를 거쳐 실제 경험을 통해 이뤄진 것”이라며 “바꿀 땐 많은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어떤 의견도 장단점이 있어 당선자·당원들에게 의견을 묻는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아울러 이날 황 위원장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야당 대표들과의 만남을 예고하며 협치 의지를 다졌다. 수직적 당·정 관계에 대한 지적에는 “정진석 비서실장과 공식적인 루트로 의견을 주고받겠다”며 “당정대(당·정부·대통령실) 관계를 조화롭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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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첫목회 공부모임 및 내부회의에서 이재영(가운데) 간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첫목회는 제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했던 3040세대 인사들의 공부모임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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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목회 “지금 당장 필요한 건 확실한 개혁”

황 위원장이 드러낸 변화 의지에 대해 첫목회 구성원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변화의 방향성이 전당대회 규칙 개정 등으로 구체화하여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첫목회 간사인 이재영 전 의원(강동을 전 당협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지난 총선 때는 (야당과) 적대적인 관계 속에서 선거 치렀는데, 황 위원장은 심판론을 뛰어넘는 소통과 혁신 의지를 보였다”고 긍정했다.

다만 보수의 정체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입장에 대해선 “당을 추스리고 싶어하시는 마음은 알겠으나, 지금 당장 우리가 필요한 것은 확실한 혁신과 개혁”이라며 “혁신에 더 큰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원외에서 전대 룰을 바꿔야 한다고 공통적으로 목소리 내는 만큼, 위원장께 어떤 형태로든 첫목회의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환 서울 중랑을 전 당협위원장도 통화에서 “지난 총선 때는 민주당과 어떻게 싸워야 하는지에만 집중했는데, 보수 정당의 정체성을 말한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새로운 지도부 구상이나 비대위 목표에서 혁신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했다“고 했다.

이어 황 위원장이 비대위 인선에 연령·지역·원외·성별 등을 안배하겠다고 밝힌 입장에 대해 “수도권에서 선거를 뛴 20·30·40 세대가 들어갈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TK(대구·경북) 중심의 ‘도로 영남당’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민심을 폭넓게 반영할 수 있는 비대위 구성과 전당대회 규칙 개정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첫목회는 친윤(친윤석열)·비윤·친한(친한동훈) 등 여러 색채를 띤 20명의 구성원이 매달 첫째 주 목요일에 모여 당 쇄신 방안을 연구하는 조직이다.

김재섭(서울 도봉갑)·김소희(비례대표) 당선자와 총선백서 TF 소속 이상규(서울 성북을)·김효은(경기 오산)·류제화(세종 세종갑) 조직위원장을 비롯해 이재영(서울 강동을), 이승환(서울 중랑을), 전상범(서울 강북갑), 박은식(광주 동남을), 박상수(인천 서갑), 정우성(경기 평택을) 등 수도권 험지 낙선자들이 함께 하고 있다.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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