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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싸우는 민주당' 선언한 원내대표...정국 '급랭'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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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운영위·법사위원장 확보"…與, "사수할 것"

'채상병특검법' 통과에 여야 대립 고조

"여당도 '친윤' 나설듯...갈등 장기화 불가피"

[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명심(明心·이재명의 의중)을 등에 업은 박찬대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정국 대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지층의 기대감에 부응하기 위해 "일하면서 싸우는 민주당"을 선언하면서다. 더욱이 국회 법제사법·운영위원회 위원장까지 독식하겠다고 밝히면서 여당과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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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에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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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3일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를 통해 박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소위 '혁신 공천'으로 이재명 체제가 강화된 만큼, 대부분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명심은 물론 소속 의원들의 지지까지 얻은 박 원내대표는 '총선 민심'을 내세워 민주당이 22대 국회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시사했다. 그는 "총선 민심은 (민주당에) 과반 의석을 주며 압도적인 다수당으로 만들어줬는데, 이는 책임 있게 국회를 운영하라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했음에도 정국 주도권을 완전히 확보하지 못하자, 지지층의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 주도의 '성과 내는 국회' 만들기 위한 운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협치는 아름다운 일이나 입법부로서 마땅히 해야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정치를 바라보고 있는 국민에게 효능감을 주지 못한다고 한다면, 성과를 내는 쪽으로 국회를 운영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사실상 협치보다는 입법 주도권을 사수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원 구성도 난항이 예상된다. 상임위원회 위원장 배분은 여야 협의로 이뤄지지만, 박 원내대표는 주요 상임위인 법사위와 운영위원장을 확보겠다고 밝혔다. 또다시 '여소야대'가 된 여당도 두 상임위원장직을 사수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여야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운영위원장과 법사위원장은 각각 집권당, 원내 제2당의 몫으로 여겨져 왔다.

차기 원내대표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3일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21대 국회 초에도 모든 상임위를 (야당이) 가져갔다. 결국 거기서 국민의 지탄을 받지 않았나. 무리하게 원구성에 나서는 것은 굉장히 어리석은 짓"이라며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 몫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도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신임 지도부는) 압도적 수적 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풍부하고 치밀한 대야(對野) 협상 경험과 전략 그리고 집요함이 필요하다"며 "야당과 과감하게 협상하고, 치열하게 싸우겠다"고 밝혔다.

정희용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박 원내대표가 책임 있는 국회를 이유로 들며 법사위와 운영위를 민주당 몫으로 확보하겠다고 한 것은 22대 국회에서 일방적으로 독주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아직 임기가 남은 21대 국회는 물론 22대 국회에서 여야 간 협치도 불투명하다. 야당 주도로 통과된 채상병 특검법으로 인해 여당이 협치 의지를 접으면서다.

민주당이 전날 의사일정 변경을 통해 '채상병 특검법'을 단독 처리하자 국민의힘은 남은 21대 국회 의사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규탄대회를 열고 "입법 과정과 법안 내용을 볼 때 거부권을 건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직 대통령부터 여당이 끊임없이 해왔던 말이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다'"라면서 "윤석열 대통령님 그리고 여당이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압박했다.

21대 국회에서도 여야가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는 만큼 22대 국회도 신경전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사실상 친윤·친명 원내대표가 22대 국회 전반기도 이끌어가는 만큼, 21대 국회에서 이뤄진 일정 부분의 협의는 가능할 거란 분석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파트너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텐데, 지금 친윤으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친명 대 친윤 구도가 그대로 이어져 부분적인 협치는 가능하겠으나 기본적으로 갈등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박 원내대표가 명심을 너무 받들다 보면 여야 간 협의가 안 돼 민생입법도 뒤로 미뤄질 수 있다"고 했다.

/라창현 기자(r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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