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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정부, 총선 끝나니 농수산물 할인폭 40%→20%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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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국회의원 총선거가 끝나니까 정부의 농축수산물 할인폭이 대폭 줄었다.

소비자들도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농식품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어 소비자 부담이 큰 상황이다.

특히 1500억원 규모의 할인지원 예산이 대부분 소진된 상황이어서 앞으로 언제까지 얼마나 더 지원할 지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예산 대부분 소진…할인율 40%→20% 축소

3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올해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예산으로 편성된 금액은 총 1530억원이다.

농식품부는 할인지원 예산으로 당초 1080억원을 편성했는데 지난 3월 15일 물가 긴급현안간담회에서 1500억원 규모의 긴급 가격안정자금이 투입되면서 450억원이 증액됐다.

농축수산물에 대한 할인지원은 높은 물가로 인한 서민 밥상물가 부담을 덜기 위해 추진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 3%대를 유지해 오다 연초인 지난 1월 2.8%로 2%대에 진입했다. 그러나 2~3월에는 3.1%로 다시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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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새해 첫 달 2%대로 내려왔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024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7로 전년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과일값 고공행진에 국제유가 불안까지 겹친 영향으로 농산물 물가가 20.9% 올랐다. 과일값은 41.2% 올라 1991년 이래 32년 만에 최대 폭등한 것으로 기록됐다. 사과는 71%, 귤은 78.1% 급등했다. 신선채소 가격지수도 12.3% 올라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모습. 2024.03.06 mironj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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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물가상승률은 2.9%로 석 달 만에 2%대로 내려왔지만 사과와 배를 필두로 한 농산물의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사과와 배는 1년 전보다 가격이 각각 80.2%, 102.9% 급증했다. 체감물가에 가장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도 1년 전보다 3.5% 상승하면서 고물가가 견조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설 명절 전후에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예산으로 약 300억원을 추가 투입하고, 3~4월에는 기존 230억원을 500억원으로 확대했다. 3~4월에는 전통시장 농산물 할인상품권도 180억원 추가로 발행하는 등 농축수산물 가격 잡기에 나섰다.

다만 할인지원예산은 4·10 총선 전후인 지난 3월부터 바닥을 드러낸 것으로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지난 1월 11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간 할인지원예산으로만 221억원을 집행했는데, 2~3월에 40%의 높은 할인율을 유지하면서 예산은 빠르게 소진됐다.

할인지원예산이 바닥나자 정부는 지난달 25일부터 할인율을 30%에서 20%로 축소·전환했다. 당초 사과·배 등에 지원됐던 할인율은 지난 3월만 해도 최대 40%에 달했다. 이후 지난달에는 30%, 지난달 말에는 20%로 반토막 난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초는 고물가 기조가 강해 긴급히 물가안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것이고 그 기간이 지나갔다고 보고 할인율을 축소한 것"이라며 "물가 상황을 보고 (할인율 축소)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농축산물 할인율과 더불어 할인기간을 두고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사과는 7월 햇사과가 출하되면 가격 하락이 예정된 데다가 수입과일 공급으로 인한 전반적인 과일 가격이 조금씩 잡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할당관세가 적용되는 망고와 바나나의 경우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이달부터 딸기, 수박, 참외 등 사과와 배를 대체할 과일이 출하된다"며 "농축수산물 할인율과 기간은 향후 물가 동향을 보고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올해 상반기 할인지원 예산 '역대 최대'…기재부, 예비비 검토

정부는 물가안정이 될 때까지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예산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당초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사업은 당초 설, 추석 등 명절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운영됐던 사업이다.

코코나19로 인한 고물가가 시작된 2020년 부터는 할인지원예산이 410억원에서 2021년 1540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이후 2022년에는 1080억원, 지난해 1305억원으로 예산 변동이 컸다. 올해 상반기에 투입된 1530억원은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했던 2021년 예산을 이미 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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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농축산물 할인지원 예산 [자료=농림축산식품부] 2024.03.20 plu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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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점차 둔화하고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농산물의 가격 안정을 위해 무제한으로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때까지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 자금을 무제한, 무기한으로 투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기재부와 농식품부는 추가 예산 마련을 위한 예비비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예비비는 정부의 예산 편성 자율권이 있어 상대적으로 재원 마련이 손쉽다.

기재부 관계자는 "할인지원예산 1500억원을 집행 과정에 있고, 기상여건 개선 등으로 농축수산물 전반적인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며 "예비비 투입과 관련해서는 농식품부와 협의 중이다"고 전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도 "예산이 소진되지 않도록 관리를 해 나가고 있다. 아직까지 예산이 완전 고갈된 것은 아니다"라며 "예비비 등 재원확보와 관련해서는 재정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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