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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슈 세계 금리 흐름

"日, 엔화 또 개입한다…금리 인상도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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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두 차례 개입서 최소 8조엔 투입한 듯

"필요한 만큼 오랫동안 개입" 전망 나와

달러당 165엔 전망…"가을 추가 금리인상"

역대급 엔저 지속에 일본 당국이 엔화 끌어올리기에 나선 가운데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언제든 다시 개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환율 방어를 위해 앞서 두 차례 투입한 금액은 최소 8조엔(약 71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BOJ 출신인 다케우치 아쓰시 리코 지속가능성 및 비즈니스 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투기에 의한 엔화 가치 하락 위험이 제거될 때까지 일본 당국이 계속 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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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가치는 지난 1주일간 세 차례나 급등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달러당 156엔대에서 서서히 우하향해 저녁 무렵에 153엔대를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 하락은 엔화 가치 상승을 의미하는데, 하루 동안 3엔 환율 변동은 상당히 큰 폭이다. NHK 등 일본 매체는 당국이 시장 개입을 반복한다는 관측이 우세해지며 이에 따른 경계심에 엔화가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 당국은 이미 두 차례 시장에 개입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날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발표되는 오후 2시 전까지 달러당 157엔 후반에서 움직이던 엔·달러 환율은 이후 153엔까지 급락했다. 또한 지난달 29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도 엔·달러 환율이 160엔을 돌파했다가 다시 4엔 이상 급락해, 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에 제기됐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BOJ 통계 등을 분석해 일본 정부가 환율 방어를 위해 1차 5조엔, 2차 3조엔 이상을 투입했다고 추산하고 있다. 다만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관은 전날 시장 개입 여부 질문에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다케우치 연구원은 "엔화 가치 하락이 가속화될 때 개입함으로써 심리적 영향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당국은 투기 거래로 인한 엔화 급락을 막기 위해 필요한 만큼 오랫동안 개입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10~2012년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 당시 BOJ 외환부장으로 재직했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1조2900억달러(약 1764조원) 규모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 국채 등 일부 자산은 매각이 어렵기 때문에 개입이 제한적이라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다케우치 연구원은 이를 일축하며 "막대한 외환을 보유하는 이유는 개입이 필요한 경우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당국이 재차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스즈키 히로후미 스미토모미쓰이은행 수석FX전략가는 "일본 골든위크(4월27일~5월6일) 연휴 동안 미국의 고용보고서를 기다리고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추가 개입이 있을 수 있다"며 "(전날의 경우) 일본 영업시간 외인 미 FOMC 결정 직후 행동하면서 24시간 개입할 수 있다는 경고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우에노 다이사쿠 미쓰비시 UFJ모건스탠리증권 통화전략가는 "개입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계속해서 개입할 것"이라며 "당국이 최종 방어선으로 달러당 160엔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당국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엔화 가치 약세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전망이 후퇴하면서 양국 금리 차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다. RBC캐피털마켓은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65엔을 기록하며 엔화 가치가 1986년 이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단기 개입에 더불어 BOJ가 미·일 금리 격차를 좁히기 위해 연내 2차, 3차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일본 재무성 차관보 출신인 이토 다카토시 컬럼비아대 교수는 "적절하게 개입하면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엔화 약세가 지속되고 인플레이션이 크게 높아질 경우 BOJ가 올해 말까지 금리를 0.5%까지 두 번 올릴 수도 있다"며 "BOJ가 이르면 올가을 금리를 다시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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