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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여전한 출혈경쟁, 업계 유통질서 언제 회복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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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아이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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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업계 미래를 위해 유통질서 정상화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많은 안경인들이 주장하고 있지만 저가 경쟁 구도는 더욱 심화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최근에는 (사)대한안경사협회(협회장 허봉현‧이하 대안협) 중앙회 주요 임원이 지역 내 할인 전단지 배포로 사직서까지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며 대안협 임원들의 윤리 의식 부재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거기에 더해 안경원 콘택트렌즈 재판매 중계 플랫폼 실증특례 안건이 지난 3월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에서 7번째로 지정되며 안경업계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부 저가 체인이 플랫폼 업체에 같이 판매하자는 연락을 취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안경업계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업계 미래를 위해 안경인들이 하나가 돼 관련 사안에 대해 강하게 비판해야하는 마당에 앞다퉈 숟가락을 얹겠다는 행태가 안경업계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불거지고 있는 모 체인의 누진다초점렌즈 홈쇼핑 판매 논란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관련해 누진 제품에 대한 주요 체인들간 할인 판매 경쟁도 날로 심화되고 있다.

서울에서 안경원을 운영하는 A 원장은 "누진다초점렌즈의 경우 안경업계 마지막 보루라고 불리는 품목인데 너도나도 싸게 팔겠다고 나서는 현 상황이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시장이 세분화되고 소비자들 니즈에 따른다고는 하지만 안경사들의 검안이나 조제, 가공 등 기술료 부분은 전혀 감안하지 않은 채 단순 가격으로만 경쟁하려는 행태는 안경업계 수명을 스스로 단축시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 탓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출혈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누진을 5만원에 판매할 수 있다는 체인이 버젓이 신문을 통해 전시회 때 홍보를 하는 등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안경사들 스스로의 자정 능력 없이는 해결되기 힘든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편 수년 전부터 안경업계 유통질서 정상화를 외치고 나선 대안협 임원들에 대한 윤리 의식 부재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직선제와 회비단일화, 리베이트 금지를 통한 유통질서 확립을 공약으로 내세운 허봉현 협회장이 올해 제22대 협회장으로 당선되며, 많은 기대감 속에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했다. 그러나 중앙회 임원 임명장 잉크가 마르기도 전인 지난 4월 주요 핵심 임원이 자신의 안경원이 있는 지역 내에 할인 전단지를 배포한 사실이 알려지며 큰 논란이 됐다. 해당 임원은 논란이 일자 즉각 사직서를 제출하고 사과의 뜻을 밝혔으며, 최근 사직서가 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인천시안경사회 노수영 회장은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일은 중앙회 요직에 자리하고 있는 임원이 할 수 있는 행위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자리는 협회 임원들을 제어하고 통제해야 하는 자리이지 실수를 눈 감아 줘야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협회 임원은 더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되는 자리다. 협회 임원이라고 해서 그냥 넘어간다면 협회에서 어떻게 회원들에게 유통질서 정상화를 위한 노력을 요구할 수 있겠나. 인천시안경사회는 임원들의 윤리 의식 고취를 위한 다양한 노력들과 함께 회원들을 계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봉현 협회장은 중앙회 임원 관련한 논란에 대해 회원들에게 심려를 끼치게 된 것을 사과하며, 재발 방지 대책으로 임원들에게 윤리서약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했다. 또 전국시도 안경사협의회 회장인 충북안경사회 신연호 회장은 중앙회와 더불어 시도안경사회 임원들도 의무적으로 윤리서약서에 서약하도록 하는 것에 동참하겠다며 뜻을 모았다. 허 협회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협회 임원부터 쇄신하여 안경사가 안보건 전문가로서의 사회적 위상을 강화해 나갈 수 있도록 협회가 앞장서서 모범을 보이겠다. 회원 분들께서도 윤리질서 확립에 동참해주시길 간곡히 호소 드린다" 밝혔다. 대안협은 이와 함께 홈페이지 커뮤니티 자율규약신고센터를 운영, 각종 윤리질서에 위배되는 불법적인 사안들을 제보 받고 있다.

안경업계 유통질서 확립은 대안협만의 힘으로 이뤄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대안협 회원들은 물론 전국 5만 안경사들의 관심과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댐이 무너질 때는 작은 균열로부터 시작한다. 작지만 안경사들의 노력이 하나씩 더해질 때 우리 업권은 더욱 단단해지고 다른 외부 충격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다.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을 통한 안경업계 발전이 이뤄지기를 기대해 본다.

김선민 기자 ratio1234@fneyef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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