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환경에도 후배 위해 장학금 쾌척
골프계 "착한 사람이 너무 빨리 떠났다" 애도
변현민.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둔 변현민이 지난달 29일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34세.
2일 골프계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해 뇌종양 수술 후 재활을 하던 중 뇌수막염에 걸렸고, 올해 시력을 잃고 두통에 시달리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의정부 출신인 고인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골프에 입문했다.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간경화로 세상을 떠난 뒤에는 어려운 여건에서 운동을 해야 했다. 주니어 시절 연습라운드를 한 번도 하지 못하고 대회에 나갈 정도였다.
그럼에도 그는 골프를 포기하지 않았고, 부단한 노력 끝에 고등학교 3학년때인 2007년 KLPGA 정회원 자격을 얻었다. 정회원이 된 후 3년 만에 1부 투어에 올라갔고, 2011년 히든밸리 여자오픈에서 KLPGA 투어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여세를 몰아 2013년 S오일 챔피언십에서는 개인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인은 2019년 “누구 자리를 빼앗아야 하는 치열한 경쟁에 지쳤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며 골프화를 벗었다.
고인은 현역 시절 인성이 좋은 대표적인 선수로 꼽혔다. 캐디 비용이 없어 선수 생활 대부분 어머니가 가방을 멨지만, 은퇴 후에도 어려운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을 내놓거나 재능기부를 하는 등 나눔을 실천했다. 골프계는 “꾸준히 열심히 살았던 착한 선수였는데 너무 빨리 갔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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